[사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불감증
2007-02-11 제주타임스
제주도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도내 2275개 다중이용업소 가운데 비상구를 확보했거나 자동 소화시설인 간이 스프링클러 시설과 실내 인테리어 마감재를 불연재로 설치한 업소는 불과 24%인 546곳에 지나지 않았다.
이들 다중이용업소는 PC방과 노래방,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이 대부분으로 많은 사람이 몰려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형사고의 우려가 높은 곳이다. 최근 서울 등 대도시 다중이용업소의 화재 시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 사례에서 보듯이 이들 시설의 소방 안전은 절실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도 업주들이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은 소방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모자랄 뿐 아니라 “우리 업소는 괜찮겠지…”하는 방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 이들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소방시설 강화는 제정된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에 의해 지난 해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업주와 건물주와의 이해 관계 및 시설비용 부담 등의 문제 때문에 시행시기가 오는 5월말까지로 1년간 연장되기는 했다.
문제는 업소의 비상구 설치와 스프링클러 시설, 불연재 사용 등 소방시설 개선이 결국 이용자인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돼 있다는 데 있다. 아직 기간이 남았다고, 또는 비용문제가 부담이 된다고 소방시설을 개선하지 않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용자들의 목숨을 담보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했다. 언제나 대비하고 있으면 설령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을 터이다. 다중이용업소들은 안전 불감증이 사고를 부른다는 점을 명심하고 소방시설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