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놀면서 고액연봉 탄다"

도, 국장급 8명 무더기 대기발령

2007-02-08     임창준

제주도가 정년 2년여를 앞둔 부이사관급 등 고위간부들을 무더기로 조기 대기발령시켜 놔 ‘놀고 먹는 일자리’가 되고 있다.

1인당 평균 연봉 7000여만원에 달하는 이들의 봉급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들이 부담하는 셈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함께 이들이 업무에서 조기퇴출됨으로 고급^고액 연봉 인력이 행정에 활용되지 못한 채 사장되는 등 문제점도 따르고 있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월 6일자로 올해 1948년생인 도청 국장급과 부시장, 사업소장 등 8명을 무더기로 동시에 대기발령 시키고 이들의 후임 자리에는 후배 과장급 등을 이동시켜 매꿨다.

김 모 인력개발원장, 현 모 사업단장, 이 모 제주시 부시장, 강 모 소방방재본부장, 오 모 서귀포 부시장, 고 모 도 친환경농수산국장, 문 모 농업기술원 시험국장, 고 모 보건환경연구원장, 등이다.

도는 이들에게 아무런 보직도 주지 않고 그대로 대기발령을 시켜오다 지난 1월 29일자로 제주개발공사 파견 2명, 인력개발원 파견, 서귀포시 정책자문위원, 농업기술원 파견, 하이테크진흥원 파견, 한미 FTA 감귤대책위원회 등으로 발령냈다.

이와 같은 보직발령은 이들 고위 공무원들이 ‘하는 일 없이 봉급이나 타고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도가 고육지책으로 이같은 자리를 마련해 발령낸 것이다. 이런 자리는 도의 조직이나 직제에도 없는 자리로서 도가 사실상 임시변통으로 근무지를 ‘제조’해 낸 것이다.

하지만 이들 고위급 공무원들은 도가 배치한 근무하지 않고 있다.

모두 국장급 고위간부여서 사실상 형식적으로 배치한 기관에서 후배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면서 근무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며, 더구나 주어진 과업도 거의 없다.

이들 고위 간부급들은 앞으로 2년-1년6개월 정도 공무원의 신분을 더 유지하게 됨으로서 놀면서 고액의 봉급을 타게 됐다. 국가사회적으로 손실이란 지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일들이 수년간 반복되어 오고 있다는 점이다.

도는 만 58세된 부 이사관급 고위급 간부들을 대기발령시킴으로서 후배 공무원들이 후임 자리로 승진, 조직에 활력을 주는 등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해마다 1-2월에 실시해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명예 퇴직도 하지 않는 바람에 후임 국장급들이 직위승진 하지 못해 부이사관급이 국장 자리에 서기관 국장이 직무대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양승문 제주도의회 예결위원장은 “이처럼 58세된 공무원들을 명퇴시키지 않은 채 무더기 대기발령시키는 곳은 전국에서 제주도만 유일하다”며 이들의 고액연봉 부담으로 어려운 지방 재정난을 부채질 하고 있는만큼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