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통문화 연구에 나선 '법관들'
제주지법, 영주문화회 만들어 제주문화 이해 노력
22일 오후 4시30분 창립총회 겸 첫 문화강좌 개최
도민들 "판사들 제주문화 사랑에 깊은 감명 받았다"
법관들이 제주 전통문화 연구에 나섰다.
제주지법은 22일 법원 내 ‘영주문화회‘를 창립해 본격적인 전통문화 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회원은 법관 18명과 법원 공무원 27명 등 모두 45명으로 구성됐다.
법관들의 지역 전통문화 연구 활동은 지방화 시대 정신에도 부합된다.
그러나 법관에 대한 사회 통념은 ‘재판만 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실제로, 지역에 근무하는 법관들이 지역의 전통문화를 공부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지법의 영주문화회 창립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법관들의 지역 문화회 구성은 사실상 제주지법이 시작이다. 대구지법과 대전지법 등에도 연구회가 있으나 아카데미 순수 연구 활동 조직으로, 전통문화 연구회는 제주지법이 처음이다.
영주문화회는 설립 목적에서 ‘제주의 전통문화 연구 활동을 통해 회원의 문화 소양 함양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주문화관련 강좌를 개최하고, 문화유적지 등을 답사하며, 제주문화에 대한 회원 연구 발표 및 기타 연구회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문화 강좌는 1, 4, 7, 10월에 각 1회씩 개최하고, 유적지 등 문화답사는 2차례 가질 예정이다.
특히 문화 강좌에서는 제주의 역사와 무속, 관혼상제, 전설.설화, 민요, 사투리, 마을공동체(설촌유래, 씨족마을,공동목장), 산.오름 등 제주의 자연과 식물 등 각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제주지법 영주문화회 발기인 대표이자 회장인 고충정 수석부장판사는 22일 창립총회 인사말에서 “제주의 선인(先人)들은 자연의 인색한 혜택과 재앙 등 핍진한 여건아래 돌밭을 일구고, 거친 바다에 몸을 던지며 험한 생활을 이겨내면서 이곳 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며 “제주가 픔고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정서와 문화가 더 잊혀지기 전에 잘 보듬어지고, 제주가 지닌 아름다운 자산들이 제대로 평가되고 일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관들의 재판 과정에서도 지역의 전통문화와 정서를 알고 있을 때와 모르고 있을 때의 가치판단 기준은 달리질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지역의 방언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때 원고와 피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법정 진술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제주지법 문화회 출범을 지켜 본 많은 도민들은 “법관들의 제주문화 사랑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이러한 활동이 사회 각 분야에 확산돼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지법 영주문화회는 22일 오후 4시30분 법원 강당에서 창립총회 겸 제1회 문화 강좌를 가졌다.
제주대 송성대 교수로부터 ‘제주문화역사의 원류를 찾아서’(제주정신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