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에도 불구, 체감경기 왜 나쁜가
한은제주본부, '언론 부정보도'도 원인 제공 …"제주도가 나서 경제성장 비전 제시해야"
실물지표와 체감지표는 왜 동행하지 않는 것일까.
한국은행제주본부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한은제주본부는 실물경제가 좋아도 체감경기가 오르지 않는 이유를 상방경직성(上方硬直性)때문이라고 했다. 즉 경기가 호황일 때 같이 따라가야 할 체감경기가 과거 경기침체에 이은 미래 불안 등의 이유로 위로 올라가지 못해 막히거나 굳어 실물지표와 동행하지 못하는 게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은제주본부에 따르면 BSI(기업경기조사), CSI(소비자동향조사) 등 체감지표는 논리적으로 실물경제가 호황일 때 기준치 100을 상회하고 불황일 때 100을 밑돌아 이를 장기적으로 평균낼 경우 100에 근접해야 한다. 그러나 제주경제는 2005년 이후 회복기에도 BSI 최고점이 64(2005년 4분기)에 그쳤고 2005~2006년 평균은 55에 불과했다. 체감지표의 상방경직성때문이라는 것이다.
CSI도 2005년 이후 소비지표의 회복세에도 불구, 생활형편CSI가 기준치를 밑돌았다. 2005년 이후 소비가 회복되면 신용카드 이용액이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나 생활형편CSI는 2006년 1분기중 91이 최고점이다. 2005~2006년 CSI 평균지수는 84에 불과했다.
특히 2005년 이후 CSI와 신용카드 이용액간 상관관계가 마이너스 값을 기록했는데 이는 소비 회복에도 불구, CSI가 상방경직성으로 상승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같은 상방경직성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한은제주본부는 우선 소비 중심의 제주경제구조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지역은 민간소비의 비중이 59.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수출 비중은 겨우 1.1%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국내경제 성장이 제조업․수출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지역경제구조상 소비 비중이 높은 제주경제가 성장혜택에서 소외된 것도 한 원인으로 제시했다.
지역내 총생산의 11.1%, 취업자 7.6%를 차지하는 등 도내 산업구조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의 침체와 대형소매점 진출에 따른 재래시장 경쟁력 약화 및 중소형 소매점의 경영사정 악화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또 전국적인 교역조건 악화로 소득지표인 GNI(국민총소득)증가율이 크게 낮아져 생산지표인 GDP(국민총생산) 증가율과 괴리가 발생하고 이는 결국 소비여력 감소로 이어져 도내 관관수입확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도내 언론들의 지역 경기에 대한 부정적 보도태도가 체감지표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은제주본부는 지적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최근 도내 4개 일간지 경제보도내용을 종합 분석한 결과 2005년 3분기 이후 경기동행지수가 개선되고 긍정적인 보도가 늘면서 체감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06년 2분기부터 부정적인 보도가 크게 늘어나면서 경기동행지수의 개선에도 불구, 체감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은제주본부는 체감지표의 상방경직성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경제주체의 심리안정을 도모하고 제주도가 주체가 돼 최근 실제지표 회복세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올해 도내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제주도가 장기적 경제 성장 전망 내지 비전을 제시하는 등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과도한 불안심리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