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천문과학관 '위기 봉착'
제주시, 중복투자 논란 불구 천체테마파크 설치 본격화
2007-01-09 한경훈
제주시가 우주를 소재로 한 이보다 규모가 훨씬 큰 천체테마 야간관광자원 조성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는 야간관광 활성화의 일환으로 사업비 20억원을 들여 지난해 6월 탐라대학교 내에 719㎡ 규모의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을 개관, 운영하고 있다.
천문과학문화관은 개관 초기 홍보부족 등으로 관람객이 적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용객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야간관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개관 이후 지난 연말까지 1만2691명이 이곳을 찾았다.
그런데 제주시가 중복투자 논란에도 불구하고 천체테마파크 조성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결정적 위기를 맞게 됐다.
제주시는 이달 중으로 천체테마파크 건축 및 토목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제주시 오등동 산 34번지 일대 3만3637㎡ 부지에 들어서는 천체테마파크는 사업비(140억원), 건축규모(4320㎡), 시설 등의 면에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8월경 천체테마파크가 문을 열 경우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관람객 유치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배후 인구 등을 감안하면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귀포시가 하고 있는 사업을 제주시에서 추진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제주시 천체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천문과학문화관 운영에 악재임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천문과학문화관은 노인성(평생 한 번 보기만 해도 무병장수한다는 별) 관측에 최적의 장소라는 강점도 있는 만큼 한국천문연구원과 연계, 특이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운영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