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수 불러 놓고 체육시설 관리 외면

2007-01-08     제주타임스
각종 스포츠 전지훈련 팀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스포츠 훈련장으로서 제주의 명성을 높이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제주지역 스포츠 시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잎으로는 '스포츠 전지훈련 메카'로 자랑하면서도 실제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는 2002년 월드컵 경기장 건설을 계기로 각종 스포츠 시설을 확충하고 이를 활용한 스포츠 전지훈련 팀 유치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특히 제주는 겨울철 기온이 온화한 장점을 내세워 타지 훈련팀에 숙박료 및 항공료 할인, 실내 체육관 사용료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 인천 등 수도권지역이나 강원 등 지방의 각종 프로 및 아마추어 팀의 호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제주에 동계 훈련을 온 외부 스포츠 팀이 제주지역 스포츠 시설관리나 운영에 "제대로 훈련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지적하는 바에 따르면 일부 축구장인 경우 라인조차 그려지지 않아 정확한 패스 등 훈련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오는 8월 우리나라에서 열릴 세계청소년 축구대회를 앞두고 제주전지훈련을 하는 청소년축구 국가대표 팀 감독은 "기본적인 시설조차 갖춰있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체고 육상팀도 "잔디관리를 이유로 관리사무소 측에서 포환을 던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어이없어 했다.
스포츠 시설 운영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같은 일부 전지 훈련 팀의 불만과 지적은 제주도가 지향하는 '스포츠 훈련의 메카'에 흠집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전지훈련 팀이 요구하는 것은 대규모 시설이 아니다. 이미 시설이 돼 있는 것은 제대로 관리하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하드웨어만 그럴 듯 하면 뭘 하나. '손님만 불러 놓고 나 몰라라'는 스포츠 행정은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