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브랜드 ‘따로국밥’…마케팅 충돌
통합브랜드 홍보 부족, 이미지 형성 '미미'
도내 농산물브랜드가 양적 개발에 따른 ‘따로국밥’으로 난립,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브랜드가 개발됐으나 홍보 절대부족과 통합노력부재로 위상이 정립되지 않고 있다.
특히 유통에 관한 관심이 증대, 개별 유사 브랜드와 지자체와 생산자단체가 연합에 의한 공동브랜드가 개발되면서 난립을 부채질, 소비지 시장 진출에 따른 마케팅 충돌을 유발하고 있다. 이는 가격경쟁력을 유발, 정상이윤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즉 브랜드의 양적 개발은 높아진 반면 질적 성장은 미흡, 오히려 품질과 차별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협제주본부는 지난해 10월 서귀포․중문․남원․위미․효돈․표선․고산농협 등 8개 단위농협이 공동으로 참가한 연합사업단 이름으로 ‘햇살바람’이라는 공동브랜드를 개발, 제주산 농산물을 출하하고 있다.
지자체로는 서귀포가 ‘칠십리감귤’ 브랜드를 통해 감귤을 유통하고 있고 농협제주본부는 2001년 무왁스 친환경전문브랜드이미지를 담은 ‘한라라이’를 개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또 제주감협의 불로초와 귤림원, 중문농협의 ‘황제’, 효돈농협의 ‘다우렁’ 등은 서울 백화점 등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중문과 효돈농협의 경우 소비자 호응도가 높은 고유 브랜드를 사용, 연합브랜드 사용은 호응도가 매우 낮은 실정이다.
결국 농협제주본부가 중심이 돼 만든 농산물 공동브랜드는 홍보부족과 브랜드 통합노력 부재로 이미지가 전혀 형성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 등 대도시 백화점, 할인점에서 대부분의 제주산 농산물이 자사브랜드(PB)로 판매되고 있을 뿐 산지브랜드는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협제주본부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대규모 공급능력을 갖춘 산지농협의 부족으로 생산 유통규모가 영세하고 규격화 및 안정적 물량공급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 공동선별, 공동계산 등 농가조직화의 미흡으로 브랜드가 개발됐다가 사라지는 등 농산물 브랜드 발전의 기초가 부실한 실정이다.
특히 유통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커지면서 지난 2001년 이후 올들어 현재 32개의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성공적인 자사브랜드는 브랜드 파워 형성과 더불어 원가절감이 이뤄지고 있으나 할인점의 유통비중확대에 따라 산지브랜드의 가격결정권이 상실될 우려를 낳고 있을 뿐 아니라 개발된 공동브랜드 역시 관리미흡과 홍보부족으로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고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게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농협 연합사업단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동마케팅조직 통합브랜드를 집중 홍보하는 한편 읍면단위의 소규모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통폐합해 나갈 방침이다.
농협 관계자는 “공동브랜드를 통해 출하할 경우 마케팅비용의 절감 뿐 아니라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다”면서 “공동브랜드가 파워를 가지게 되면 시장교섭력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돼 가격지지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