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하고 푸짐한 한해 되길 …"

정해년 …돼지띠의 새해소망

2006-12-29     현유미

마음이 풍성하고 포근해지는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600년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말이 진실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래도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덕담이라는 생각도 든다.
봉영농장 고봉석 사장(37)은 돼지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있다.

본인이 돼지띠임과 동시에 양돈농장까지 경영하고 있어 그에겐 돼지들이 가족이고 친구다.
2006년 고봉석 사장의 가장 큰 성과는 자신이 경영하는 봉영농장이 HACCP(위해요소 중점
관리제도) 컨설팅업체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도내 4농가 중 1곳으로 선정됐다는 것은 젊은 양돈인에게는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올해 1월에는 농림부에서 인증이 있어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요즘이다.
제주대학교 축산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까지 밟은 그는 한마디로 ‘돼지박사’다.

지금은 부인과 2남 2녀의 아이들을 두고 있는 듬직한 가장이기도 한 그가 이 길을 선택하기
에 고민도 많았을 터인데 농사짓기를 꺼려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에 걸맞지 않게 “예전
부터 내 농장 하나 갖는 게 소망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고집 있게 한 길을 걸어온 그다.

“이제는 양돈업도 과학이고 계속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해야 할 때입니다”
젊은 양돈인답게 그는 농장 탈취문제에서부터 분뇨처리문제까지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

심각한 악취를 우려하고 방문했던 본 기자도 입구에서부터 풍기는 ‘체리향’에 놀랬을 정
도다.
고사장은 “냄새 때문에 여름에는 민원도 들어오고 해서 힘든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체리향 중화제를 사용해 탈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귀포가 원래 고향인 고사장에게 성산으로 옮겨 농장을 차리기까지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
이 많았다.
무엇보다 해양배출을 못하는 축산분뇨 처리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에피차량을 구입해 처리문제를 덜었다.
농장 시설을 보강하기 위한 투자는 경제적인 압박을 주기도 했지만 “다 미래를 위한 투자
니까 그만큼 값어치가 생기겠죠”라며 고사장은 사람 좋은 미소를 내비췄다.
한미 FTA 등 예측 못할 상황이 분분한 가운데 고사장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만반의 준
비를 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고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자신있
게 말하는 모습이 패기가 넘친다.
그는 이어 “조류독감 때문에 양계농가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 남일 같지 않다”며 “질병
과의 싸움이 되는 양돈·계 농가들 모두 위생적인 상품을 내놓기 위해 피력하고 있음을 소
비자들이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07년 돼지해.
‘돼지박사’고봉석사장의 바람이 모두 이뤄지길 바라며 돼지 웃음처럼 넉넉한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