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密雲不雨

2006-12-26     제주타임스

교수신문에서는 2006년을 총체적으로 나타낸 사자성어로 ‘密雲不雨(밀운불우)’를 택했다고 한다.
국가정책의 총체적 부실과 행정의 난맥상으로 국민들이 불만축척은 오랫동안 저기압권을 형성해온 짙은 먹구름이 되어 한반도 상공에 드리워져, 금방이라도 폭발하여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험악한 분위기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밀운을 걷혀내고 청명한 날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인가. 지금처럼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회가 지속된다면 먹구름을 걷혀 낼 뾰쪽한 방도가 없는 것 같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국민 45%가 스스로 하류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국민47%는 우리사회에선 신분상승이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7%인 340만명이 소득이 없는 절대빈곤층이며, 국민13%인 600만여명이 최저생계비의 50-60%소득에 그치는 상대빈곤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 정부는 전체국민의 20%에 달하는 빈곤층의 해결책으로 부자에게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려는 인위적 평등주의로 사회불평등을 해소시킬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조세저항 등의 부작용 때문에 오히려 빈곤층을 양산하는 결과만 낳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생계비를 지원하는 방법은 임시처방은 될 수 있으나 빈곤퇴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놀고먹어도 된다는 사고를 조장하여 자기개발의식을 묶어 놓아 무능한 국민을 만들어 버리게 된다.
정부정책의 실패는 고스란히 국민의 가슴에 고통으로 다가온다. 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세계유수의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총력지원 사격을 해야 할 정부가, 각종 규제로 기업의 발목을 붙잡음으로서 기업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찾아 보따리를 싸고 있다. 지나친 정부의 규제가 결국은 이 나라를 책임질 젊은이들의 일할 곳을 빼앗는 결과가 되 버렸다.

문제의 해법은 인적자원 교육훈련에서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빈곤의 악순환은 교육에 대한 기회균등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함으로써 신분상승이 안되기에 균등한 교육기회의 제공은 빈곤을 탈출하게 하는 최상의 방법이라 여겨진다.
정부가 할일은 하루속히 무너져버린 교권을 확립시키고 공교육의 위상을 정립하여 국민교육을 정상화 시켜 놓아야 한다. 유능한 인재를 길러내고 사람의 도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을 만들기 위해, 부적격교사는 교단에서 과감히 퇴출시켜야 된다. 교육을 받을 자세가 아니 되었거나 교육현장에 방해가 되는 요인은 교사 스스로 제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줘야 공교육을 정상화 할 수 있다고 본다.
유태인의 교육은 ‘물고기를 사다주기 전에 물고기 낚는 방법을 가르쳐주라’고 했다. 우리도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산업체연수교육의 강화와 사회공공기관의 직업적성 특기교육 지원 등을 더욱 확대하여 누구든지 일자리에 맞는 능력배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밀운을 걷히게 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정책의 신뢰와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규제가 많은 사회일수록 규제를 탈피하려 로비활동을 벌이게 되고 결국은 부정과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검은돈이 오고 간다. 권력을 이용하여 부정부패를 일삼는 후진국 형 모델은 언제면 끝이 날는지 오리무중이다.
국가지도자는 국민을 무서워하고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데 잘못된 소신을 바로잡기는커녕 국가원로와 국민들을 향해 쓴소리를 다 뱉어 나라를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2006년을 접으면서 대한의 상공에 깔린 밀운이 걷히기를 소망해 보지만 국가지도자나 국민들의 사고가 전환되지 않고서는 어려워 보인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상생의 정치가 이루어져 신뢰할 수 있는 정부정책으로 국가발전을 이루는 성장 동력을 마련했으면 하고 갈망해 본다.

강   선   종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