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몰아치기 공사발주 '여전'
예산 제대로 운영못해 회계연도 마감 앞두고 '봇물'
2006-12-25 한경훈
그 해 배정된 예산을 남기지 않기 위해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각종 공사를 무더기로 발주하고 있는 것이다.
서귀포시가 이달 들어 일반입찰공고나 긴급입찰공고를 통해 발주한 공사는 60여건에 이른다. 이 중에서도 상당부분이 달 후반부에 들어서야 입찰 공고됐다.
지난 21일 경우 전통사찰 정방사 진입로 정비공사(1980여만원), 성산포항 닻 설치공사(6600여만원), 서귀포 구 서외버스터미널 공영주차장 조성공사(6600여만원), 서귀포시 구의회청사 리모델링 공사(3800여만원) 등 19건의 공사가 한꺼번에 입찰 공고됐다.
15일에도 서귀포시 청소년수련관 개보수공사(2억8000만원), 서중천 하천재해정비사업(7억1900여만원) 등 13건의 공사에 대한 입찰 공고를 냈다.
특히 이날 이뤄진 입찰 공고 중 4건은 긴급입찰공고로 회계연도 마감에 맞춰 부랴부랴 공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연말에 행정기관 공사 발주가 잇따르는 것은 그 해에 책정된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연말까지 다 쓰지 못한 ‘불용예산’의 이듬해 이월이 허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예산 편성 때 사업비 감축을 걱정, 연말만 되면 몰아치기 공사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행으로 문제는 꼭 필요한 공사가 아닌데도 집행되는 무원칙한 예산소비를 낳고 또한 관리소홀로 인한 부실공사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점이다.
H회계사무소 관계자는 “행정기관 연말 공사발주가 많은 것은 배정된 예산을 연말까지 다 써야 한다는 의식의 발로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예산을 심의하는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온정주의에서 탈피해 재정집행 시기와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뒤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공사예산은 과감히 삭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