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단속 '힘들다 …힘들어'
민원 잇따르지만 대부분 생계형, 단속공무원 '난처'
2006-12-10 한경훈
서귀포시 노점상 단속담당 한 공무원은 노점상 단속에 대한 어려움을 이 같이 토로했다.
최근 장기불황의 여파로 돈 없고 직장도 없고 빚만 있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생존을 위해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대거 생겨나고 있다.
서귀포시의 올 들어 도로상 노상적치물 단속실적은 전년(14건)과 비슷한 13건. 이는 신원을 파악해 관리하고 있는 고질적인 노점상으로 실제 단속대상이 됐던 노점상은 이 보다 훨씬 많다. 이들은 시장과 마트 인근에 차량이나 손수레를 이용해 도로를 점유ㆍ영업하면서 상가와 마찰은 물론 행인의 보행 및 교통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생계형이라 단속에 나선 공무원들이 난처한 입장에 빠지기 십상이다. 노점상이 불법인 만큼 단속을 않을 수 없지만 이들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단속을 제대로 안 한다’는 상가 상인의 불만의 소리와 ‘단속이 심하다’는 노점상의 투덜댐을 동시에 듣고 있다.
한 공무원은 “노점상이 늘면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나 인근 상가 상인들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루하루 먹고살아야 하는 노점상의 입장을 생각해 대부분 주의 조치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포장마차 등 보다 규모가 있는 노점상 단속은 더욱 골치 아프다. 주로 하절기ㆍ동절기에 주택가 공한지 등에서 영업하는 무신고 가설건물 철거를 놓고는 단속반원과 노점상간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심심치 않게 연출된다. 이들은 또 장소를 옮겨 영업을 재개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단속반과 노점상간 숨바꼭질이 시내 곳곳에서 되풀이 되고 있다.
서귀포시에서 이 같은 무신고 건축물 단속실적은 올 들어서만 50건에 이르고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생계형 노점상을 단속하는 게 가슴 아프긴 하지만 제3의 민원 발생을 막으려면 어쩔 수 없다”며 “그러나 노점상 단속이 개운치 않은 업무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