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예산안 심의 계수조정 놓고 의회-교육청 첨예 대립
2006-12-08 임창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고점유)는 지난 4일 2007년도 도교육청 일반.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와 계수조정 작업을 벌여 제주국제고등학교 신설 기본설계용역비 4억8,200만원과 부지 지질조사비 8,000만원을 비롯해 모두 11억여원을 삭감했다.
또한 옛 북제주교육청 부지매각과 건물매각 세입액 12억9,000여만원도 삭감하고 이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승문)에 상정했다. 삭감된 예산은 총 23억9800만원이다.
그러나 7일 열린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양승문)는 계수조정작업을 하면서 삭감시킨 이들 예산을 ◆외국어고 부지매입비 ◆서광유치원 교실 증축 ◆일용직 해외연수 ◆학교군 구성운영 등에 증액사용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도 교육청은 의회의 요구를 거부, 삭감된 예산액을 차라리 예비비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현행 지방자치교육법은 의회가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액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하려고 할 경우 교육감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어 예산편성권을 갖고 있는 집행부( 도 교육청)가 동의하지 않는 한 의회의 뜻을 관철시킬 순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도의회 예결특위 교육청 예산안 심사는 교육청의 동의거부로 밤 11시까지 실랑이를 벌였으나 매듭짓지 못한 채 끝나고, 이같은 상황이 8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예산결산특위는 도 교육청 예산안 심의를 보류한 채 8일에는 도청 자치행정국 등에 대한 예산심의에 들어갔다.
이처럼 의회가 예산안 심사를 벌이면서 증액부분을 놓고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워 예산심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도 교육청이 의회의 예산안 심사내용(증액동의)을 정면 거부하는 뒷 이면에는 야심차게 추진해오던 국제고 설립에 따른 예산을 의회가 전액 삭감,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는데다 의회와 교육청이 서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자존심 싸움과 감정까지 개입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도의회와 도교육청은 서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예결위 심사 마지막날인 오는 13일 어떻게 결론날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