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가스폭발 이후 2천여 시간

2006-12-04     제주타임스

가스는 잘쓰면 에너지이지만 잘못 쓰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낳는 폭탄과도 같다. 지난 9월 18일 제주시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한 가스폭발사고는 결과적으로 21명의 사상자와 함께 약 4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행정당국은 사고발생 이후 피해주민들의 복구지원을 위해 1억 6천 4백여만원의 긴급자금을 투입해 주민들의 생계안정에 힘썼다. 공공기관과 주민등이 참여하는 피해주민 성금모금 활동도 벌여 1억 3천여만원을 모금했다.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못지 않은 성금액이었다고 한다. 모금액은 공동모금회측의 심의를 거쳐 해당 피해주민에게 전달하게 된다. 또 피해주민들의 요구를 수용, 피해상인 중소기업육성기금 지원을 알선하고 임대주택 지원에 관한 사항도 관련기관과 협의를 마쳐 지원키로 했다. 피해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과 함께 점검결과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투명하게 피해주민들에게 알렸다. 특히 가스소비자 보장 책임보험 수혜지원에 관해서는 어렵다는 전망과 달리 금융감독원과 해당 보험사를 방문, 어려운 실무협의를 수차례 거쳐 보험사로부터 약 3억원의 보험금 지급결정을 받아냈다. 2개월간 관련부서가 발로 뛴 적극행정이었다. 하지만 피해주민들에게 있어선 관련 행정당국의 노력이 요구사항에 필요충분하지 않은 듯 싶다. 주민들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다.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공공안녕을 위해 우리는 법이라는 테두리에서 살아간다. 법은 모두가 지켜야 하며 예외를 두어서는 안된다. 다가구주택 가스폭발사고인 경우 법 규정상 자연재난의 범주에 포함되지 아니해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한 보상이 어렵다. 설사 피해보상을 하더라도 향후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금번 다가구주택 피해주민에게만 보상한다면 법의 존엄성은 무너지게 된다. 공무원 정년을 1년 남겨둔 시점이다. 피해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관련법을 포괄적으로 해석해 지원하려 애썼다. 지면을 빌어 피해주민들에게 다시한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피해복구를 위해 애쓴 관련 공무원과 기관·단체 관계자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경제여건이 어렵다. 이로인한 이해관계 갈등으로 각종 사건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어려울때 힘이 되어주는 가슴 훈훈한 사회만들기에 모두가 주인공으로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상대방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자세를 생활의 지혜로 이어갔으면 한다.

이   도   혁 (도소방방재본부 재난대응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