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아시안게임 팡파르 '남북 손잡고'

2006-12-03     제주타임스
‘남북 선수단 8번째 동시 입장.’ 40억 아시아인의 우정과 화합을 나눌 아시아 최대 스포츠 제전이 마침내 그 성대한 막을 올렸다. 아시아 45개국 1만 500여 선수단이 참가한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개회식이 2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시내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아시안게임이 중동에서 개최되기는 지난 74년 이란 테헤란 이후 32년만이다.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남북한 선수단이 카자흐스탄에 이어 16번째로 공동 입장했다. 독도가 표기된 푸른색 한반도기를 든 공동 기수 이규섭과 리금숙 뒤로 남한 150명, 북한 120명 등 총 270명의 선수단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향해 정겹게 손을 흔들었다.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종합 2위를 목표로 한 한국이 개막 이틀째인 2일(현지시간) 유도 간판 스타 장성호(수원시청)가 장성호는 카타르 스포츠클럽 유도장에서 열린 남자 유도 100kg급 결승서 이시이 사토시(일본)를 한 판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금메달 유력 후보였던 야구와 남자 축구는 실망감만 잔뜩 안겨줬다. 야구는 대학과 사회인 야구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7-10 역전패를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류현진과 이혜천, 오승환 등 국내 최강 투수진을 가동하고도 홈런 3방 등 집중타를 얻어 맞으며 무너졌다. 야수들도 투지가 실종되는 등 맥없는 플레이로 졸전을 펼쳤고 김재박 감독 등 코칭스태프는 이해할 수 없는 전술 운용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야구는 지난달 30일 대만전에 이어 2연패해, ‘도하의 기적’을 꿈꿨던 금메달 희망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 남자 축구 역시 다를 바 없었다. 베트남을 상대로 이호와 김진규의 연속골로 2-0 승리, 8강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비판의 목소리를 감추기는 어렵다. 베트남의 밀집 수비를 못하고 단조로운 공격 루트로 아크 서클 주위를 헤매는 등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더구나 베트남의 빠른 역습에 고전하는 등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다.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키고도 지난달 28일 방글라데시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속 시원한 대승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은 미덥지 못한 경기력에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국 첫 메달은 사격에서 나왔다. 류재철(대전체고)과 김혜성(동국대), 채근배(기업은행)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한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서 1777점을 기록, 인도(1776점)를 1점차로 따돌리고 은메달을 거머 쥐었다. 남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 결선에 오른 류재철은 결선서 극적인 금메달이 예상됐지만 697.9점으로 동메달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보나(우리은행)가 개인전 메달 사냥에 실패한 여자 트랩에서는 단체전 동메달로 위안을 삼았다. 수영에서는 기대 이상의 메달이 쏟아졌다. 한규철(전남수영연맹)은 개인혼영 400m서 일본 듀오 사노 히데마사와 다니구치 신야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그가 세운 4분 21초78는 한국 신기록(1분 23초05)을 1.27초 앞당겨,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여자 400m 혼계영 단체전서도 이남은(효정고), 정슬기(서울체고), 신해인(북원여고), 류운지(서울대)가 물살을 가르며 동메달을 수확했다. 역도 남자 56kg급에서는 이종훈(충북도청)이 인상 123kg, 용상 154kg을 들어올리며 합계 277kg으로 3위를 차지했다. 양태영(포스코건설)을 비롯해 김지훈(한체대), 김대은(한체대), 유원철(한체대), 김승일(한양대), 김수면(한체대) 등으로 구성된 남자 기계체조 단체는 총 373.050을 기록, 동메달을 추가했다. 남녀 탁구는 명암이 엇갈렸다. 남자 탁구는 대만을 꺽고 단체전 결승서 금메달을 놓고 ‘최강’ 중국과 겨룬다. 반면 여자 탁구는 준결승서 중국의 높은 벽을 높지 못하고 동메달에 머물렀다. 여자 하키는 대만을 8-0으로 대승을 거뒀고 남녀 정구 단체도 동반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남녀 세팍타크로는 각각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패했다. 한국은 대회 이틀째까지 금 1 은 2 동 7개를 수확해 중국, 일본에 이어 중간 순위 3위에 올랐다. 중국은 이날 금메달 20개 가운데 16개를 가져가며 ‘아시아 스포츠 최강국’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