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억원 투자한 사업 도민에게 돌아온 것은?

미국 현지농장에 84억 투입

2004-07-28     김용덕 기자

호접란 대미수출사업은 지난 2000년 국민의 정부당시 특화전략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던 사업의 하나로 제주도가 타시도의 경쟁을 물리치고 따온 사업이다.

당시 농림부는 99년 10월 한국능률협회에다 호접란 수출에 대한 연구용역(용역비 3000만원)을 의뢰, 그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분석, 2000년부터 정부정책사업으로 본격 추진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국고지원한푼없이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말까지 118억여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18억원은 제주도가 융자상환조치했다.

이 18억원도 사실상 호접란 수출사업비 13억원, 미국 수출, 농장운영비 5억원에 투입된 돈으로 사실상 이미 공중에 떠버린 예산이다.

제주도는 2000년 당시 정부의 지원아래 미국 현지농장부지 1만2935평 매입비 14억원, 미국 현지농장시설 및 장비구입 1500평 5종 8억원 등 현지농장시설비로 25억2100만원, 하우스 시설 및 미국 수출농장운영비 26억원 등 올 6월까지 총 100억원(국비 15억7100만원, 나머지는 도비와 시군비)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미국 현지 농장에 84억원, 도내 호접란 수출농가에 16억원이 지원됐다.
그러나 미국 현지농장에 쏟아 부은 84억원 가운데 현지농장 매입과 시설보수비로 투자된 예산은 43억원에 불과, 나머지 41억원은 호접란 수출과 현지농장 운영경비로 쓰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예산낭비의 단적인 사례다.

특히 미국현지농장 그린하우스 신규시설 1500평(12만본 재배가능) 시설계획도 추경예산 10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 시설이 갖춰져야 현지 판로 및 생산계획을 맞출수 있는 상태다. 또한 두차례에 걸치 시설공사 설계변경과정에서 이미 1억2600만원이 추가 투입됐고 앞으로 3억원이 투자해야할 실정이다. 그러나 예산확보는 불투명한 상태다.

여기에다 2002년 12월말 완공예정이었던 시설공사는 1년6개월이 넘도록 아직까지 준공하지 못한 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현지 호접란 시장은 대만산이 미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품질과 잎 수가 대만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데다 재배기술 미확보로 현지에서 판매한 것보다 오히려 폐기처분한 호접란이 6.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미국 현지에서 판매한 호접란은 2003년 2만2000여그루, 올해 6월말 현재 3만2000여그루 등 5만5000천여그루로 나타난 반면, 폐기 물량은 35만그루로 밝혀졌다.

미국 현지 하우스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수출을 못해 폐기된 물량이 28만5000 그루인데다 올해 이월된 물량 7만5000그루 가운데 1만그루만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회의 전시용으로 사용됐을 뿐 나머지 6만5000그루는 전량 수매 폐기처리, 6억2300만원을 내다버린 셈이다.

결국 제주도는 대미 호접란 수출사업을 위해 미국 현지 노후시설 개보수와 신축공사비로 추가 투입한 29억원과 수출하지 못해 폐기처분 한 6억2300만원 등 35억2300만원을 낭비했다. 여기에다 신규 그린하우스 시설비 10억원까지 합친다면 무려 45억여원이 낭비된 것이다.

그러나 수출실적은 2002년 15만1000본, 지난해 18만3000본 등으로 당초 예상치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수립한 수출계획 35만본 가운데 6월 현재 5만2200본 수출에 그치고 있다.

호접란 미국 현지 판매량도 극히 부진하다. 지난해 2만2425본 판매(1억5000만원), 올들어 5월말 현재 3만2756본(2억2300만원)으로 지금까지 3억7000여만원의 소득에 머물고 있다. 올해 판매계획 13만7000본(8억2200만원)의 50%를 약간 상회하고 있을 뿐이다.

이 것만이 아니다. 당시 16농가였던 호접란 재배농가는 9농가로 줄었고 이 가운데서도 7개 농가만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재배농가에 대한 종묘입식비 50% 지원도 올해부터는 없다. 해당 농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주도는 더 이상 재원을 확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제주도는 올해 미국현지농장 운영비로 도비와 민간위탁금의 명목으로 30억원을 지원했다. 소득이 없는 사업에 제주도가 ‘밑 터진 독에 물 붓기’식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월 5일 호접란 대미수출사업 위택대행사업자로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를 선정, 협약을 체결해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