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방어축제 사고… 애절한 사연으로 주위 '눈시울'
2006-11-27 한경훈
실종돼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영두 서귀포시장의 경우 당초 방어잡이 선상체험을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3일전부터 축제위원회로부터 선상체험 권유가 있었으나 평소 뱃멀미가 심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간계획 등 이 시장의 공식일정에도 선상체험은 잡혀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시장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행사를 모른체 할 수 없어 멀미 완화제(일명 키미테)를 부착하고 낚시배를 탔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한 공무원은 “이 시장은 공무원 재직 시 능력이 탁월한데다 성실ㆍ청렴해 공무원사회에서 인기가 많았다”며 ”며 “제주도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행정시장으로 취임, 성실하고 과묵하게 업무를 수행해 왔는데 예기치 않은 변을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화한 성품의 오남근 지역경제국장 역시 평소 낚시를 즐겨하지 않지만 주무 국장으로서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어축제를 지원하기 위해 승선했다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했다.
오 국장은 특히 지난 10월 자녀 첫 결혼으로 손자 보는 기대에 부풀었는데 사고를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역경제과 한 직원은 “오 국장은 업무파악에 적극적이고 이해심이 높아 직원들이 잘 따랐다”며 “1차산업 살리기에 고심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황대인 대정읍장의 경우 사고당일 부인이 “꿈자리가 사납다”며 승선을 만류했으나 “시장이 가는데 어떻게 안 탈 수 있냐”고 고집을 부려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망한 임관호 대정읍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해 위암 수술을 받은 후 최근 건강을 회복했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해난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이 장기화될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이영두 시장과 김홍빈 해영호 선장의 가족과 친지 16명은 27일 오전 10시 제주도 어업지도선 삼다호(250t)를 타고 모슬포항을 출항, 사고해역 부근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