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립예술단 '홀대?'
48%가 비상임단원 …인력유지 곤란, 공연 질 저하
2006-11-19 한경훈
서귀포시립예술단의 현재 단원인원은 합창단 41명, 관악단 40명 등 81명. 이 가운데 48%인 39명(합창단 21명, 관악단 18명)이 비상임단원이다. 이는 도립 및 제주시립예술단원이 모두 상임단원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문제는 단원들이 긍지와 사명감을 갖고 공연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비상임은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비정규직으로 1주일에 2번 출근하고 한 달에 받는 임금은 고작 12만원.
이처럼 처우가 열악하다보니 비상임단원의 잦은 이직으로 예술단 공연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공연일이 가까워오면 특별연습을 해야 하나 교통비 정도의 임금을 받는 비상임단원을 연습에 참여시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충실한 연습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서귀포시립예술단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비상임단원들이 기회가 되면 하나둘씩 타 단체로 빠져나가 공연활동에 지장이 많다”며 “비상임단원의 상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비상임 한 단원은 “시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하기보다 당장 생계를 생각해야 하는 처지가 개탄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같은 현실은 싼값으로 예술인력을 충당하려는 서귀포시의 정책에 기인하고 있다. 종전 서귀포시조례에 따르면 시립예술단 정원은 최대 120명으로 잡고 이 중 상임단원을 50%까지 하도록 했다. 상임단원을 60명까지 가져갈 수 있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이를 기피했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내년도 서귀포시예술단 임금관련 예산은 올해 수준으로 동결됐다. 현행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단의 의욕 침체와 수준 저하는 시민의 문화향수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개선이 요구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현재 도에서 예술단조례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서귀포시립예술단의 상임ㆍ비상임 비율 및 보수를 도와 제주시에 준하도록 도에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