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금고' 선정 놓고 진흙탕 싸움

농협 제주본부-제주은행 서로 비난ㆍ성명전

2006-11-16     임창준
제주도 금고 선정을 둘러싸고 농협중앙회제주지역본부와 제주은행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양 금융기관이 속보이는 홍보 경쟁을 벌이는데다 상대 기관을 공개적으로 비난. 폄하하는 등 금고 유치전이 과열. 혼탁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제주도가 이들 양 금융기관에 ‘과열‘을 경고하고 나섰다
▶제주은행= 제주은행은 16일자 지역 일간지 광고를 통해 직원 일동 명의로 '농협제주지역본부의 최근 왜곡된 여론몰이를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제주은행은 농협제주본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도내 금융기관 이미지 평가 여론조사에서 농협이 지역주민과의 밀접성, 공익성, 지역사회기여도, 이용 편리성 등 전 분야에 걸쳐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제안서를 접수한 이튿날인 14일 언론에 홍보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제주은행은 "최근 농협제주지역본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주은행과 정당한 경쟁을 뒤로한 채 도민을 현혹하는 정보를 흘리는 등 금융기관간 경쟁의 상도의를 넘어서는 일련의 행위로 설문 조항을 직접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고 그 결과에 대해 자화자찬식으로 홍보해 상대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부각시키도록 애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점포수에서도 농협제주지역본부 소속은 18개임에도 지역농협 점포까지 포함해 120개라고 과대포장하는 등 왜곡된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대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제주은행은 이번 농협의 여론조사 결과를 엉터리라고 주장하는 한편 지역사회 환원 관련 홍보가 과대포장돼 도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농협을 맹렬히 비난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홍보전에 첫발을 담은 곳은 농협측이다. 농협제주지역본부는 지난 14일 한국갤럽에 의뢰해 도민 1,012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설문결과는 주거래은행을 묻는 질문에 농협 69.8%, 제주은행 10.4%, 새마을금고 4.7% 등(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 순으로 나타났다고 홍보하고 있다.
농협은 또 정보화지원을 비롯해 재해공제 가입지원, 영농자재 무상지원, 인재육성을 위한 장학금 지급, 문화체육행사 지원 등을 위해 2008년까지 150억원을 지역에 환원 할 방침도 ‘단기간‘에 마구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제주농협은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해 올해 323명의 지역인재를 신규 채용하고 사랑나눔 장기기증운동에 89명이 기증신청, 153명이 후원신청을 하는 등 지역사회기여도가 다대하다는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제주도 경고= 이처럼 양측이 선의경쟁을 넘어서 과열.혼탁 양상을 보여 도민여론이 악화되자 제주도는 16일 양 금융기관에 경고하고 나섰다. 도는 농협측에 대해 “자체여론조사를 실시 발표함으로서 앞으로 구성될 ‘도 금고지정심의원회‘에 영향을 끼칠 소지가 많다” 며 유감과 함께 이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제주은행에게는 “농협의 도내 금융기관 여론조사에 맞서 이를 공격하는듯한 내용의 광고를 지방신문에 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도 금고는 농협중앙회가 일반회계 2조2845억원, 제주은행이 특별회게 5376억원 규모의 예산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들 금융기관은 평상시 일반회계 5545억원, 특별회계 1401억원 등의 예금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2년간 계약될 제주도 금고 선정 기준은 ▲ 대내외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전성 ▲ 제주도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수준 ▲ 도민들의 이용편의 및 지역사회 기여도 ▲ 금고 업무추진 능력 ▲ 제주도와 금고간 협력사업 추진능력 등의 항목에 일정 점수를 배점해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곳이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