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무대를 세계로 옮기자"

제주 양용은, 우즈 잡고 유럽투어 우승

2006-11-13     제주타임스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개막전에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세계랭킹 2위 짐 퓨릭(미국) 등 세계 정상급 골퍼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양용은(34, 게이지디자인)은 한때 '보통 선수'였다. 지난 96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양용은은 이듬 해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고작 1200만원에도 못 미치는 신인왕 상금을 받은 그는 가족 부양도 힘들 것으로 보고 한때 골프를 그만둘까 하다가 더 큰 무대로 나가자고 결심했다. '실력을 키우려면 레슨을 해서는 안된다'고 굳게 마음먹은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습과 대회 출전에만 전념했다. 지난 02년 SBS최강전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국내 무대보다 아시아투어와 일본프로골프 무대에 관심이 많았던 양용은은 지난 03년 일본 퀄리파잉스쿨에 수석으로 합격한 뒤 04년 일본프로골프 투어 선클로렐라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일본 무대에서 힘찬 출발을 했다. 그해 아사히-료쿠켄 요미우리 아소-이주카대회까지 휩쓸어 시즌 2승을 한 뒤 05년에는 코카콜라도카이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04년부터 06년까지 상금 랭킹 톱10에 들며 일본무대에서 통산 4승을 챙기며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해왔다. 양용은은 일본 무대에 안주하지 않고 간간이 유럽투어나 미 PGA투어에 출전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양용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무대를 향한 가능성을 찾았다. 300야드를 웃도는 장타력과 배짱, 투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양용은은 이번 대회 우승을 계기로 올 연말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본격적으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제주도 출신인 그는 키 177cm, 체중78kg의 당당한 체구를 지니고 있다. 우즈를 위해 마련된 잔칫상에서 주인공이 된 양용은. 세계 무대로 도전하는 양용은의 행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