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사건 예상외 큰 파장
중 1ㆍ2 수학 사회 문항지도 유출 단서 확보
교육과학연구원의 '허술한 인쇄소 관리' 등 문제
중학교 제학력 갖추기 평가 문항지 사전 유출 사건의 파장이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유출된 문항지가 중학교 2학년 수학 과목 뿐아니라 중학교 1학년 수학과 1, 2학년 사회 과목도 유출된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알려진 것은 중 2 수학 과목 문항지의 유출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13일 중 1, 2 수학과 함께 사회 과목의 문항지도 유출된 단서를 확보하고 모 학원에서 압수한 강의 노트 등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광범위한 문제지 유출 의혹 사건이어서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지방경찰청 수사 2계는 지난 12일 낮 제학력 평가 시험지를 인쇄한 제주시 모 인쇄소와 모 학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지난 9일 도내 중학교별로 치러진 제학력 갖추기 평가 시험 문항지와 같은 문제의 일부를 미리 수강생들에게 강의한 학원에서 수학, 사회 문항이 적힌 노트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중 1, 2 수학 전체 출제 문항 25문항과 중 1, 2 사회 전체 출제 문항 30문항도 함께 또는 별도로 사전 유출된 단서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 교육과학연구원이 출제한 이들 과목의 문항과 유출된 문항이 100% 같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학원 강의 등에서는 실제 문항지와 문제의 배열을 달리한데다 일부 문제만 강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실제 문항지와 같은 유출된 문항지를 확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학원에서 압수한 물품 가운데 노트 등을 통해 실제 문항이 모두 적힌 사실을 확인한 게 아닌가 추측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의 핵심이 학교와 출제위원 측이 아니라 인쇄소와 학원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험지 또는 문항 유출 시기도 인쇄 전 또는 인쇄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부문의 수사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번 시험지 유출을 둘러 싼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닌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출제기관인 교육과학연구원의 허술한 인쇄소 관리에 있다. 경찰의 수사를 통해 제반 문제는 규명되겠지만, 자칫 유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을 경우 이로 인한 중 1, 2학년 학생들의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다. 제학년 학력 갖추기 시험 성적은 학교별로 성적에 10~30% 씩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학기에 치러진 같은 시험의 성적 역시 성적에 반영됐다. 고교 입시를 위한 내신 성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시험이었다는 점에서도 경찰의 이 사건 수사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