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일본 수출에 '비상'

日 엔화 가파른 하락 …수출물량 국내로 선회 '가격파동' 우려

2006-11-09     한경훈

환율 937월서 819원까지 하락 생산원가도 못건져
농가 채산성 악화 …유통처리대책 시급

서귀포시 관내 백합 본격 출하를 앞두고 일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일본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수출물량이 국내로 돌려져 백합 가격 파동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지난해 9월 100엔당 937원에서 최근에는 819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도내 백합농가들이 일본 수출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백합 절화 1본당 수출가는 120~130엔. 여기에 포장 등 제비용 30~40%를 빼면 농가수취가는 100엔을 밑돈다.
이는 1본당 구근값 800원에 불과한 수준으로 수출을 할 경우 생산원가도 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가들이 수출을 기피하고 국내 유통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백합 주산지인 서귀포시 중문동 백합농가의 올 들어 수출실적은 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24억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수출물량이 국내로 돌려지면서 문제는 가격 하락은 물론 판로에 애로를 겪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농가들은 백합 유통처리를 위한 대책을 세워줄 것을 행정에 요구하고 있다.
한 농가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은 엄두를 못 내고 국내 판매도 물량이 늘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까지는 행정에서 매년 종구자금을 지원, 경영에 도움이 됐는데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이것마저도 애매해졌다”고 걱정했다.
한편 서귀포시 중문동 관내 백합농가는 모두 118농가(72ha)로 지난해 2700만 절화를 생산해 130억원의 조수입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