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제주의 표정전

제주작가 눈에 비친 이미지 형상화

2006-11-07     현유미
파랗게 나무를 덮었던 잎들이 노랗고 붉게 물들어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듯 그 심연에 내재된 정서를 발로하는 전시회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9회 제주의 표정전(展)이 바로 그것이다. ‘제주의 표정’은 제주대 미술학과 교수와 강사들이 ‘제주작가 눈에 비친 제주이미지를 표현하는 미술동인’을 표방하며 1999년에 창립, 매년 회원전을 치러왔다. 이번 전시회는 24명의 회원이 1점씩 출품해 회화, 한국화, 조각, 판화 등의 기법으로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제주의 모습을 흥건하게 풀어내며 감흥을 일으킨다. 강동언교수의 ‘삶의 표정’은 손의 힘과 장지의 표면, 목탄과 아교로 형질이 강화된 먹과 청회색의 안료의 조화를 통해 수묵 필선의 자유로움을 표현해 노동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김방희교수의 ‘파도·印象’, 김용환교수의 ‘나무이미지’등도 제주사람과 자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꽃과 잎사귀를 따뜻하게 그려낸 고경희의 ‘Leaf’,갈대밭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미선의 ‘저녁노을’등은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한다. 하석홍의 ‘원형-물고기의 기억’은 태고 제주섬만이 기억했을 법한 물고기의 원형을 고대로 재현하고 있으며 까칠한 표면의 투박한 항아리를 그린 고민철의 ‘향수’등도 관객들을 뭔지 모를 따뜻함이 깃든 과거로의 길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