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제주노형 「뜨란채」에 대한 기대와 희망
대한주택공사에서 건설한 제주노형 「뜨란채」가 2006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부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건설교통부 및 한국건축사협회에서 주관하는 명실상부한 한국건축분야 최고 권위의 대표적인 건축행사로서 준공건축물 부문 및 계획건축물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하고 있다. 제주노형 「뜨란채」의 수상은 제주지역 공동주택의 질적 향상뿐만 아니라 제주지역 환경의 요소를 더욱 중요시 하는 새로운 지역주거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쾌거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제 공동주택은 제주지역의 새로운 주거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는 과도기적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새 천년에 들어 제주지역의 공동주택단지를 한층 성장시킨 계기가 있었다. 바로 제주노형「뜨란채」이다. 뜰 안 정원에 있는 집(채)이라는 의미의 「뜨란채」는 제주시 노형택지개발지구내 2블록에 세워진 1,068세대의 공동주택단지로 대한주택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시도한 새로운 공동주택단지라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주노형「뜨란채」의 가장 큰 특징은 크게 3가지, 즉 사업추진방식과 주거동의 배치, 그리고 생태적 개념의 외부공간계획을 들 수 있다. 먼저, 현상설계를 통한 사업추진방식은 제주지역 주거문화를 한층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현상설계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성, 생활의 다양성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 수용할 수 있다. 다음은 독특한 주거동 배치상의 특징이다. 제주노형「뜨란채」는 제주지역의 기존 집합주택단지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계획으로 추진되었는데 굴절된 계단형 주거동과 탑상형 주거동이 지형과 도로의 체계를 따라 자연스럽게 배치됨으로서 바다와 한라산의 경관 요소를 의식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생태적 개념의 외부공간계획이다. 멀리 한라산의 영봉(靈峰)이 보이고, 바다의 수평선이 펼쳐지는 원풍경(遠風景)을 의식하여 주거동을 배치하면서도 제주초가의 의장(意匠)적인 요소들을 적극 도입함으로서 자연스럽게 제주의 근풍경을 연출하고자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특히 결혼풍습을 테마로 한 테마산책로와 보행자 전용 산책길로가 연계하여 녹지축을 형성하고, 아울러 2곳의 진입광장과 중앙광장으로 연결되는 길은 차량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도로 체계 속에 중앙광장의 오솔길의 분위기라든지 시냇물이 흐르고 제주초가의 돌담이 구성됨으로서 고층 집합주택이 갖는 한계점에 불구하고 「뜨란채」가 내포하고 있는 뜰 안 정원에 있는 집이 갖는 그 깊은 의미와 전통적인 제주의 근풍경을 원만하고 자연스럽게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는 친환경의 시대, 문화의 시대, 그리고 개성의 시대이다. 그 해답은 거주자의 다양한 생활방식을 수용할 수 있는 개성 있는 공동주택을 개발, 보급하는 것이다.그 역할을 핵심적으로 기획하고 이끌어 가야 하는 주체가 대한주택공사이다. 앞으로 대한주택공사 제주지역본부가 제주노형「뜨란채」를 더욱 발전시켜서 친환경적이고 제주지역의 문화성이 스며있는 개성적인 공동주택단지를 어떻게 진화시켜 갈 것인지 흥미 있게 지켜보고 싶다.
김 태 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