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태풍' 예고…경찰 '초비상'
2006-10-08 김광호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열리는 FTA(한.
미 자유무역협정) 4차 본협상에 맞춰 전국에서 5000여명 규모의 원정
시위대가 제주에 집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원정 시위대가 대규모 반대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제주도농축수
산비상대채책위와 연합해 시위에 나설 경우 '시위 태풍'이 예상되고 있
다. 이들 시위대는 공항을 봉쇄해 협상단의 협상장 진입을 막고, 농기
계를 동원해 협상장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찰청은 FTA 개최 기간에 서울 등지의 전국 전경대원 1만여명
(90개 중대)을 제주에 투입할 방침이어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벌일 경
우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추석절 종합치안대책에 들어갔던 경찰은 오늘(9일)부터 사
실상 FTA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이미 이와 관련해 테스크포스팀
을 가동한 제주지방경찰청은 경비경찰 수송계획과 진압계획 및 체류계
획 등에 대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화적인 집회와 확고한 치안질서를 유지해 사고 없는 FTA
제주 개최가 되도록 한다는 게 경찰의 최우선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의 고민은 성공적인 시위 진압에만 있는 게 아니다. 제주
유사 이래 첫 대규모 경찰 인력의 투입에 따른 수송과 체류 문제도 걱
정거리다.
경비에 나설 1만여명을 수송하고, 제주 체류기간 숙식문제도 최대 현
안이다. 더구나 이달 하순은 관광 성수기여서 관광객들의 여객선 탑승
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전.의경이 승선할 자리도 한계에 이를 전망이다. 따라서 며
칠에 걸친 수송대책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들 대규모 전.의경이 탑승할 버스와 숙소 및 음식 제공
문제도 현안이다. 경찰은 학교와 체육관 등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방안
과 함께 현지 취사 배식과 도시락을 이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검토 중
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든 이번 FTA 제주 개최는 관광적 측면에서도 호재로 작용할 가
능성이 높다. 격렬한 시위 없이 협상이 무사히 끝날 경우 관광제주를
국내외에 알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전.의경은 물론 대규모 원정 시위대
도 간접 관광객이기 때문이다.
경찰과 집회 참가자 모두 각자 본분을 지켜 격렬한 충돌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 FTA 제주 협상이 끝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