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모슬포 전적지 공원화조성에 국방부는 협조하라'

2006-09-25     제주타임스

우리 대정읍은 일제시대부터 오랜 세월동안 군사시설 요충지로 많은 농토와 삶의 터전을 군사용으로 수탈에 가까운 방법으로 이용 당해 왔을뿐만 아니라 해방이 되어서도 6.25 전난을 이겨내는 버팀목으로써 지역적 역할을 그 어느 지역보다 많은 고통과 수난을 겪으면서도 협조를 아끼지 않고 감내해 왔던 그런 지역이기도 하다.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세계기류가 평화와 화해의 무드가 조성이 되면서 우리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 정부가 선포하므로써 명실공히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의 모태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곳 모슬포에는 아직도 일제시대 수탈당한 농토을 농민에게 되돌려주어야만 함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소유라는 이유로 방치되어 왔다. 특히 이곳에는 일제시대와 6.25때 이용되던 전쟁의 잔재가 널리 산재해 있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해두고 있어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멸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으로 평화을 갈망하고 우리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대정지역에 널려있는 전쟁의 흔적을 보존하여 이를 통한 역사적 교훈을 얻어냄으로써 평화를 향한 갈망을 드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우리 제주도민은 물론 대정읍민의 가슴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 평화의섬 정착을 위한 일환으로 모습포 전적지에 “평화와 전쟁을 상징하는 전적지 공원으로 조성이 될 전망”이라는 기사가 2004년 10월에 발표된적이 있었다.

그것도 대통령 직속기관인 동북아 시대위원회가 기획예산처와 협의하여 1백62억은 투입한다는 내용이었다. 소식을 접한 우리 대정읍민은 비록 빼앗긴 농토는 찾지 못했지만 평화를 갈망하는 도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으로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되어 이를 적극 찬성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4월12일 한국일보기사에서 이곳 알뜨르 비행장을 공군전략기지로 만든다는 엉뚱한 계획이 밝혀지면서 제주도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전적지 공원화조성에 이곳 국방부 땅을 임대하거나 무상 대여할 수 없으며 꼭 필요하다면 이곳 비행장과 맞 먹는 대토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해왔던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대통령이 직접 선포하셨고 이를 실현키 위한 후속조치로 이곳 알뜨르 비행장과 송악산일대을 전쟁과 평화를 상징하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계획했던 것이 아니였든가? 그런데 대통령이나 국방부, 문화관광부, 동북아시대위원회, 제주도민, 대정읍민은 모두가 대한민국 정부요 국민일진데 어떻게 국방부만이 생각과 입장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특히 국방부는 모슬포 비행장 일대가 군사요충지로 가장 적지라서 쉽게 포기할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번 전적지 공원 조성을 하면서 그것이 거짓이었음을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것은 모슬포가 군사요충지로 최적지라면 어떻게 다른 곳에 대토를 요구할수 있을까? 아무데나 대신 땅만 있으면 되는 군사 요충지라면 이는 요충지로써의 가치가 상실 된 것이 아닐까? 그동안 고통을 다소라도 덜어주고 고통을 받았던 국민들과 같이 한다는 생각을 티끌만이라도 가져준다면 무상임대던, 장기임대던 하루속히 결단을 내려 더 이상 우리 대정읍민의 아픈가슴을 멍들게 하지 말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아울러 지난 9월5일 대정읍 관개43개 단체가 결성한 대정읍단체협의회 임원회에서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전적지 관장 벨트화 공원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수 있도록 모든 방법과 수단을 다 할것을 다짐했음을 밝혀두며 공군전략기지 운운하는 말도 안되는 작태는 어떠한 경우라도 대정읍민이 용서치 않는다는 점을 이 기회에 똑똑하게 밝혀둔다. 아픈 역사의 기록을 생생하게 보존할 수있는 제험장이 될 알뜨르전적지 공원조성에 군ㆍ관ㆍ민모두가 참여하여 새 역사의 장을 만들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이다.

허   정   현 (대정읍단체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