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실잣밤나무 집단고사 위기
2006-09-12 한경훈
서귀포시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관문 중 하나인 이곳 도로에는 현재 가로수로 평균 70년생 구실잣밤나무 170여본이 식재돼 있다.
그런데 이들 나무 거의 대부분이 수세가 약해 말라 죽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가로수로서의 기능을 잃으면서 도심미관마저 헤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10여년 전부터. 나무병원 등 수목 전문가들이 이 일대 구실잣밤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처방전을 제시했으나 효과가 없이 그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
발병의 원인은 일단 빗자루병과 하늘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빗자루병은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아 원천적인 방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늘소의 경우도 완벽하게 퇴치할 수 있는 방제방법이 사실상 없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도내 곳곳에 심어진 구실잣밤나무 상당수가 ‘하늘소 공격’으로 가지가 부분적으로 말라죽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제주시 공항로에 심어졌던 구실잣밤나무는 하늘소 공격으로 피해가 잇따르면서 모두 담팔수로 교체된 바 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구실잣밤나무의 경우 공해에 약해 가로수로서 적합하지 않은데다 이곳 생육공간이 좁아 수목이 쇠약해지면서 고사지 및 생육불량목이 발생하고 있다”며 “그러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로수종을 교체할 계획은 없으며 고사지를 일제정비하고 영양주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생육환경개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