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터미널 개ㆍ보수 '특혜의혹'
2006-09-11 임창준
제주항에서 민간인이 운영하는 연안여객선 터미널의 유지ㆍ관리위해 해양수산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보수해주기로 해 특혜란 지적이다. 11일 제주도해양수산본부에 따르면 제주항 6부두에는 지난 1990년 서울 소재 한국해양고속(대표 김상교)이 지은 조립식 건물(경량 철골조물)의 여객 터미널(805평ㆍ1층)이 있다. 이 여객터미널은 제주∼완도 등 다른 지방을 오가는 여객선들의 대합실로 이용되고 있는데 여객터미널 운영업자인 한국해양고속(주)은 항만당국의 승인을 얻어 현재 여객 1인당 1500원씩의 터미널 이용료를 선표에 포함해 징수하고 있다. 이 경비로 여객 편익을 위한 각종 시설을 마련하거나 터미널 유지?보수 경비에 사용토록 하기 위해 당국이 이를 받도록 승인해준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달 중순부터 이 터미널에 1억9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화장실을 개수하고 낡은 여객편의시설을 보수해줄 방침이어서 특혜시비를 낳고 있다. 비교적 서민들이 이용하는 이 여객선 터미널에 터미널운영 업자가 터미널 이용료를 꼬박꼬박 징수, 이들 경비로 각종 여객 서비스 시설을 유지ㆍ보수 경비에 사용해야하는데도 불구, 정작 업자가 이를 외면하자 항만당국이 사실상 이를 ‘대행’해주기로 한 것이다. 더구나 한국해양고속측은 터미널 내에 식당, 휴게소, 제주특산물 판매점, 매점을 임대해 지난해 1억4000여 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을 뿐 아니라 매표 수수료만도 연간 1억여원을 받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터미널 이용료로 여객들로부터 선표에 포함해 받아들인 금액만도 3억여원에 달하고 있는 등 한국해양고속은 모두 5억3000여만원의 각종 수입을 얻었다. 특히 제주특별자치도로 통합되기 이전 이곳을 관리한 제주해양수산청(해양수산부 소속)은 3∼4년에 1번꼴로 서비스 시설을 보강해주기도 한데다 지난 7월 제주도로 통합되자 말자 도가 또다시 이처럼 대대적인 개겫맑痔訪汰?펴 줄 방침이어서 제주항 항만 업체 관계자들도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곳 터미널 내 여객편의시설이라곤 96석의 낡고 비좁은 의자뿐으로, 이 때문에 여객선이 오갈 때마다 600∼800여명의 뱃손님이나 환송겦뗍煞?등은 오랫동안 선 채로 개찰을 기다리고 마중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더구나 터미널이 조립식 건물이어서 여름철엔 찜통더위로 여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805평의 터미널 내 냉방기라곤 지난 1992년에 구입한 낡은 에어컨 2대와 선풍기 2대뿐이며, 그나마 이것도 제주해양수산청이 구입해 비치해준 것이어서 “너무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터미널을 직접 운영하는 한국해양고속 간부는 제주해양수산청 출신이여서 이 같은 특혜시비를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터미널이 국가에 채납된 건물이어서 여객편익을 위해 일정한 부분을 유지 보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1990년 1월19일 당시 제주해양수산청이 이 건물을 체납 승인할 때에도 “유지 보수 경비는 한국해양고속측이 부담한다”고 조건을 분명하게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