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島山생각
선생께서 목숨 걸고 아끼며 사랑하던 이 나라가 중병에 걸리고 나니 불현듯 선생의 가르침이 떠오릅니다. 務實力行 忠義勇敢의 실천철학과 늘 국민에게 고했던 “그대는 나라를 사랑하는가? 그러면 먼저 건전한 인격이 되라. 백성의 질고를 가엾이 여기거든 그대가 먼저 의사가 되라. 의사까지는 못 되더라도 그대 자신의 병부터 고쳐 건전한 인격이 되라!” 는 말씀, 우리 곁을 떠나가신지 70여년이 지난 오늘 아침에도 왜 이리 강하게 들리는지요? 대학시절 흥사단 활동을 통하여 진취적인 선생의 선각자적인 사상과 고매한 인격을 흠모해 왔기에 선생께서 말씀하시던 ‘선비도의 육성’은 수렁에 빠진 이 나라를 건질 수 있는 명쾌한 처방전인 것 같습니다.
선생께서는 서구에는 신사도와 기사도가 있고, 일본에는 무사도가 있다면 우리민족에겐 선비도가 있다고 하셨지요. 올바른 선비를 길러낸다면 나라정치가 잘되고 국민의 평안을 누리며 국가가 번영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국가정치의 기본은 튼튼한 국방력을 길러 외세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고, 백성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허나 지금 조정은 3년 전에 성형수술 한 게 잘못되어 부작용으로 나타난 각종 증세로 시름시름 않고 있습니다. 진단 결과 이념논쟁증, 과거캐기증, 조로증, 작통에다 복지조루증, 2030환각증이 걸렸다 합니다. 온 몸에 바다 바이러스가 옮긴 암이 전이되어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은 건 아닐 런지요. 선생께서 말씀하신 ‘선비도’를 온 국민이 추구해야 할 최고 가치로 삼는다면 어떠한 바이러스도 우리 뇌리 속에 침투 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선비들이 지켜야 할 덕목으로 면학, 근검, 청빈, 충성심, 책임감, 정의구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선비들은 학문을 즐기며 정의롭고 굳은 지조를 간직하고, 순국애족사상을 가지고 安貧樂道를 생활철학으로 여기고 살아왔습니다. 선비는 끈임 없이 심신단련을 통하여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애를 쓰며 재물을 탐하지 않았습니다. 표절이니 이중게재니 하며 신성한 학문을 모독하지도 않았습니다.
무식한 사람을 질시하거나 농락하지 않고 백성을 무서워 할 줄 알고 백성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겼으며, 올곧은 일을 정사에 반영키 위해 목숨을 걸고 임금께 간언하여 임금의 눈과 귀를 열게 하였습니다. 이렇듯 ‘선비도의 육성’이란 처방으로 사회분위기를 쇄신해야 안정적 기반위에 국책을 펼치며 아울러 국가발전도 이룩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오늘날의 선비상
우리가 추구해야 할 오늘날의 ‘선비상’은 도덕적 양심과 전문지식을 겸비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사회공론을 수렴하고 이끌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사회적 책임)를 실천하는 사회지도층이라고 봅니다. 선비들은 대중 속에 깊숙이 들어가 민생체험을 하며 모순을 발견하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참여형 지식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신의 영달이나 꾀하는 탐관오리가 아니라 낮은 자리에서도 애국애족의 신념의 바탕위에 국가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 조정대신 가운데는 선비는 없고 짖을 줄 모르는 개들이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선생의 남기고 간 참된 선비정신으로 무장한 대신이 조정에 너 댓만 있어도 대한민국이란 나라 이 지경까지 파국으로 허우적거리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강 선 종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