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경기장도 어렵고, 파주NFC도 힘들고"
이란 축구대표팀, 훈련할 장소없이 협회 '애간장'
"당신네들 이기고 싶으니까 훈련장 좀 내줘!" 참으로 난감할 따름이다. 가뜩이나 각급 대표팀 관련 문제로도 정신없는 대한축구협회가 난데없이 서울 지역 훈련장 스케줄까지 고민해야 한다. 다름아닌 아시안컵 B조 예선전(내달 2일)을 위해 이란대표팀 입국관련 얘기다. 일단 이란축구협회로부터 언제 입국할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통보는 받지 못했다. 축구협회는 대략 28일쯤으로 예상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주말에 직항노선이 마련되기 때문. 만약 싱가포르를 경유하고 입국할 경우 시간이 지체돼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게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이란측 입장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직항노선을 이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이란대표팀이 입국하고, 환영행사를 준비하는 부분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축구협회가 난감히 여기는 부분은 훈련할 장소가 마땅찮다는 점이다.
이란측이 가장 원하는 훈련장이야 당연히 상암 월드컵경기장이겠지만 '그라운드 적응'차원이라면 상암은 9월1일 한차례만 내주면 된다. 게다가 30일 K리그 후반기 3라운드(FC서울-포항스틸러스)가 계획돼 있어 불가능하다. 이원재 축구협회 미디어 담당관은 "(이란대표팀 입국은)28일쯤 예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29일과 30일 이틀간 훈련할만한 장소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라며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썩 마땅한 구장이 없네요. 대표팀이 훈련할 파주NFC는 어렵고, 최소 상암 보조경기장이라도 내줘야 할텐데…"라고 곤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베어벡호의 사정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란대표팀의 빠른 소집과 입국에 비해 훈련시간이 너무 적다. 일단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대한항공 865편을 통해 29일 오전 11시45분에 입국해 30일쯤 코칭스태프와 협의한 뒤 이란, 대만전(9월6일)에 출전할 대표팀 20인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30일 K리그가 예정돼 있어 대표팀은 빨라야 31일 파주NFC에 소집된다. 결국 남는 시간은 9월1일 하루뿐. 그나마 이날은 경기 하루전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적응'을 위해 상암으로 곧바로 이동해야 한다. 스케줄 문제로 이래저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구협회. 대만 타이페이 원정에서 워낙 푸대접을 받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축구강국 체면에 원정팀에게 보복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눈물겹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