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선거개입 혐의' 조만간 결과 나올것"
2006-08-14 김광호
황인정 제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는 14일 오전 기자 브리핑에서 "조만
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이 사건 처리 방침이 서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지연에 따른 도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발표를 뒤로 미루고 있다. 뒤집어 보면, 나름대로 그
럴만한 속 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검찰의 속내는 14일 황 차장검사의 언급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는 "아직도 고민중이다". "(나는) 55만 제주도민 중에서 가장
곤혹스런 사람이다"는 말로 현 상황에서 수사 결과를 속 시원히 밝히
지 못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검찰)도 속이 탄다"고 했다. 속이 타는 이유가 무슨 때문인
지는 모르나, 대체로 윤곽은 잡히고 있다.
황 차장검사는 '수사 결과 발표를 자꾸 미루는 이유가 뭐냐'는 기자들
의 질문에 작심한 듯 "포로의 목을 어떻게(몇 명) 칠 것인지, 장수의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포로는
공무원 선거개입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 7명이고, 장수는 김태
환 도지사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소설) '삼국지' 등을 보면 포로의 목을 전부 치는 사람도 있고,
일부만 치는 사람도 있다"며 "(검찰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수와 포로의 처리문제 모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러나 정작 고민의 본질은 포로를 어느 선에서 사법처리할 것인가에 있
는 듯하다.
만약 김 지사는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되고, 공무원 7명을 모두 사법
처리할 경우 형평성 문제와 해당 공무원들의 반발이 예상될 수도 있다
는 점을 우려한 것일 수도 있다.
가령, 김 지사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한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아
도 될 것이다. 모르긴 해도 혐의가 없어서, 또는 혐의가 크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김 지사를 사법처리하지 않는 상태에서 공무원들만 모두
입건할 경우 검찰의 부담도 클 것이라는 게 검찰의 고민이 아닌가 생
각된다.
그러나 거듭되는 얘기이지만, 수사 결과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사건을
처리하면 된다. 혐의가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처리하면 된
다. 물론 판단은 전적으로 검찰의 몫이지만, 법과 원칙은 검찰권 행사
의 기본원칙이다.
다시 말해, 김 지사와 해당 공무원 모두 각자의 혐의에 따라 처리 여
부를 결정하면 된다는 얘기다. 그래야 검찰로서도 떳떳해질 수 있다.
황 차장검사는 내일(16일) 이 사건 발표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또,
이번 주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더 이상 발표를 지연시
킬 경우 검찰에 쏟아질 도민들의 비난을 검찰 스스로 잘 알고 있는 만
큼 이 번에는 약속이 지켜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