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문화콘텐츠 사업

2006-08-10     제주타임스

최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문화를 들먹이고 있다. 문화를 들먹이지 않는 행정이 없고, 문화를 표방하지 않는 지도자가 없다. 이는 우리에게 진정한 문화정책이 부재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현상이다. 마찬가지로 지역문화가 세간의 주제가 되고 있는 이유, 또한 지역이 문화적이지 못하다는 증거이다. 물론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는 물질만의 성장에 대한 한계를 절감한 가운데 잉태되었다.

문화행정이 시민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그 위상을 재정립하고, 삶의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여기에서, 지방문화와 지역문화의 차이를 먼저 논의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지방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된 ‘지역문화’라는 용어는 서울과 지역을 하나의 대등한 관계로 설정하여, ‘지방’이란 종속적 용어를 ‘지역’이라는 관계적 용어로 바꿔 놓았다.

서울과 지역의 문화적인 격차를 극복하고, 모든 지역이 문화가 대등하게 전개되면서, 서울과 지역이라는 관계가 대등 관계로 자리바꿈 하였다.정부가 지역문화의 개념을 설정하면서, ‘local’은 ‘전역겴奐묀??대한 ‘특정 지역의, 지방적’의 의미가 있었으며, 서울에 대한 반대 개념적인 ‘지방의, 시골의’의 뜻인 ‘provincial’과는 다르다는 데서 출발하였다. 여기에서 ‘region’으로 할 것인가 ‘local’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을 거쳐 ‘지역’이라는 용어로 합의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지역문화가 하나의 중심적 화두로 대두하면서, 이 사업은 지역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의 문화전통을 새롭게 조명하여 재창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주민들의 문화 향수권을 신장하기 위한 취지로 발전해 나갔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소지역 단위로 독자적인 문화들이 형성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삶의 양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문화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의문이며, 또한 지역문화가 과연 어떤 정체성과 독자성을 지닐 수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의 과제이다. 과거 문화의 답습만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따른다. 우리 제주에서도 제주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들을 하나로 연계,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발전을 꾀하는 ‘클러스터’ 구성이 추진되고 있어 도민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제주대학교 제주문화콘텐츠산업 전문인력사업단은 제주의 문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상품의 공급 및 환경의 정비를 가능케 하는 ‘제주문화콘텐츠산업 클러스터’를 구성, 운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문화콘텐츠 산업은 자체의 성장으로 인한 고용창출 뿐만 아니라 문화상품 개발의 원천이 되는 문화겳뭡?활동의 활성화와 여타 산업의 문화화로 간접적인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 고유의 문화를 재조명하고 계승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문화상품에 대한 체화된 문화적 요소를 통해 지역의 긍정적 이미지를 타지역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긍정적으로는 지역의 일체감을 불러일으켜 지역사회간 통합에 기여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지역문화를 형성하는 주체들이 어떻게 구축되고 어떤 방향을 설정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일본의 경우, 지역의 특산품과 지역의 축제를 결부시키는 아이디어로 일촌 일품(一村一品) 운동과 축제를 엮어 하나의 페스티벌을 만들었다. 별 것 아닌 소재를 가지고 그것을 상품화하여 지역축제 때 판매하였다. 그곳에서 구입한 문화상품은 바로, 축제 참가의 의미와 함께 명실 공히 기념품이 되었다. 축제가 열리면 그 축제만 보러 와서 단순히 여관에서 잠자고, 구경하고 가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시작하였다.

김   관    후 (시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