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100만원짜리 무릎에 구멍난 청바지
세상에서 넘쳐나는 옷 가운데서도 청바지처럼 급격한 신분 상승을 겪은 패션도 드물다. 광부의 작업복으로 출발해서 스타의 시상식 의상으로 승격하기 까지, 청바지의 150여년의 역사는 실로 파란 만장하다고 할 수 있다. 며칠 전 신문기사 내용이다. 패션으로 유명한 일본의 오모테산도힐 이라는 백화점에서 무릎에는 구멍이 나있고 군데군데 누빈 청바지 가격이 100만원 하는데 잘 팔린다는 것이다. 보통 고급 신사정장(formal dress)가격보다 더 비싼 것이다.
이유는 돌체 앤드 가바나(Dolce and Gabbana)라고 하는 브랜드에서 이미지를 창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신문기사 내용이다. 이제는 그냥 상품을 잘 만들어서는 안 되고 이미지와 문화를 상품에 담아야 팔수 있는 시대이다. 미래 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지금의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다음은 꿈의 사회(Dream Society)이며 이미 시작 되었다고 한다. 꿈의 사회에서는 상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든 이미지와 문화를 팔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의 구멍 난 청바지는 이미지를 창출했고 젊은이 문화를 읽어 낸 상품이다 . 그러니까 비싼 값을 받아서 파는 것이다. 지금 50, 60대들은 수입된 외국 영화에서나 콘서트 등에서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나온 마릴린 먼로가 젊은이들을 얼마나 열광하게 했는지를 기억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청바지가 직업과 성별을 초월한 유니섹스 패션으로 보편화되면서 60년 70년대에는 히피(hippie)문화와 함께 반항문화의 상징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보다는 늦었지만 1970년대부터 지금의 50. 60대들이 통기타, 로큰롤(rock and roll)과 함께 미국에서 상륙된 청바지 문화를 향유 했다.
80년대에는 교복의 자율화와 함께 여공부터 대학생까지 앞 다퉈 청바지를 입었었다. 구멍난청바지는 완전히 이미지 상품이다. 이미지가 없는 잘 만든 청바지는 1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지금은 문화가 담긴 이미지 상품시대다. 우리 제주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담길 문화와 이미지는 어떤 부문이 있는가?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정체성(Identity)은 무엇인가? 찾아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이미지 브랜드 시대에는 개인의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생산업체브랜드이고 마지막으로 지역브랜드이다. 두뇌집단(Brain)이 있을 때 삼성이 있고 삼성이 있을 때 한국이 있다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제주 국제 자유도시 새 틀을 짜고 웅비의 출발을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모든 시스템을 관, 민, 기업 할 것 없이 모두 바꿔야 이미지상품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모든 조직을 바꾸고 변해야 비상 할 수 있다. 이전이 관행과 시스템으로는 세계변화의 파도에 좌초 할 수뿐이 없을 것이다. 한 예를 든다면 민간업체든 지방정부 조직이든 개인 성과와 능력위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그래서 능력에 따라 적절한보상과 직급파괴의 조직운영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가 아닌가? 미국이나 우리나라의 앞서나가는 기업들은 이미 부하직원이 상사보다 3배의 월급을 받기도하고 임원이 팀의 일원으로 일하기도 하고 있다.
이익공유 제도를 통해서 연봉의 50%까지 능력 있는 직원에게 지급하기도 하고 연구개발(R&D)인력은 프로젝트 인센티브를 받아 사장보다 보수를 더 받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제 우리는 창의적인 경영시스템을 확립해야 이미지 문화상품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자유도시 발전 인프라로 활용 될 수 있는 것이다. 제주의 색깔(identity), 캐릭터, 고유한 문화는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캐릭터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제주가 세계적인 국제자유도시로 웅비 할 수 있으며 다양하고 복잡한 세계의 경제전쟁에 대응하는 키 워드이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