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유출 '파문'

2004-07-14     고창일 기자

제주시내 모 일반계 고교의 학기말 3학년 영어 시험문제가 일부 유출돼 재시험을 치르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이 학교에 따르면 지난 6일 학기말 3학년 영어시험을 실시, 가채점한 결과 3학년7반 영어 평균성적이 같은 자연계 우수학생으로 구성된 비슷한 학력의 8반보더 무려 100점 만점에 9.7점이나 높아 13일 첫 교시에 재시험을 치렀다.

평균 성적이 월등한 학급 담임교사는 영어 과목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평균 성적을 올리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Y모교사는 "문제를 사전에 알려준 일은 없다"며 "다른일로 교무실을 찾은 몇몇 학생들이 책상 위에 있는 시험지 문제를 일부 알고 이를 반 친구들에게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이 학교 H모 교장은 "자체 조사 결과 시험지 유출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판명됐다"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 사이에 문제유출 소문이 떠돌아 가채점 확인 확인 과정에서 특정학급의 평균 성적이 너무 높다는 점을 발견, 재시험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H교장은 이어 "지난 10일 전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시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는 이유와 재평가 할 것을 약속했다"며 "문제지 유출이거나 담임교사의 고의적인 문제 알려주기는 없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교육과정이수와 관련한 모든 문제는 교장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B교감은 이와 함께 "3학년 영어교사 4명 가운데 3명이 담임을 맡고 있다"며 "생물과목을 선택한 두 개반의 학력이 대체적으로 비슷한데도 영어평균에서만 10점 가까운 차이를 보인 점에는 문제가 있다"면서 문제 일부 유출을 간접 시인했다.

반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문제유출 의혹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며 "대학입학에 내신성적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면서 학교측의 명확한 해명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영어 재시험 문제 중에는 지난 시험에 출제된 문제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올바른 평가를 위한 시험이라는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