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다, 그러나 잘 싸웠다

2006-06-26     제주타임스
역시 알프스 장벽은 높은 것일까.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은 혈투도 마다 않고 잘 싸웠지만 끝내 스위스를 꺾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우리가 비록 졌지만 잘 싸웠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토고를 이기고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오른 우승후보 프랑스와도 비겼다고 해서 하는 위안의 말이 결코 아니다.
실제로 16강 자리를 놓고 다툰 스위스와의 일전은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비기기는 한 싸움이었다. 한국-스위전을 관전한 축구 팬들이라면 아마 우리의 이러한 관전평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줄 안다. 팔은 안으로 휜다는 식의 이기주의적 관전평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태극전사들로부터 2골을 얻었다. 그러나 그 중 1골은 업사이드임에도 불구하고 주심의 편파 판정으로 빼앗아 간 것이었다. 그리고 스위스의 핸들링 반칙으로 인한 페널티 킥으로 태극전사가 얻었어야 할 1골도 역시 주심의 편파 판정으로 기회를 잃고 말았다. 적어도 1:1 비긴 경기였다.
아니 심판의 오심이 없었더라면 태극전사들이 사기가 올라 1골쯤 더 넣어 2:1로 이겼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독일 월드컵 스위스 전에서 진 것은 축구에서가 아니라 유럽의 텃세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성싶다.
이번 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은 16강 진출이 좌절 됐지만 원정 첫 승을 올렸고, 막강 프랑스와도 비겼다. 스위스에게는 졌다기보다 골을 도둑 맞은 것뿐이다. 그 때문에 심판 판정에서는 우리가 졌다. 하지만 너무 잘 싸웠다.
태극전사들이 유럽 팀에도 자신을 갖게 된 것은 독일 월드컵에서 얻은 큰 수확이다. 4년 뒤의 월드컵에서는 16강이 아니라 숙원의 8강, 4강 등 꿈이 이루어 질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