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문 "박지성, 프랑스 충격에 빠뜨렸다" 보도

2006-06-20     제주타임스
세계 최강 프랑스를 맞아 우리 선수들 모두 정말 잘 싸웠다. 그 중에서도 후반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킨 박 지성 선수는 역시 한국 축구의 대표주자였다.
19일 경기에서 우리 태극전사들 모두가 수훈갑이었다.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 선수들 대한민국 특유의 '투혼'을 불살랐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수훈갑을 꼽으라면 역시 박지성 선수다. 이날 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출격한 박지성은 전반전 프랑스의 거센 공격에 밀려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박지성은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우리의 공격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찾아온 몇번 안되는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후반 36분 설기현의 오른쪽 크로스를 이어받은 조재진이 헤딩으로 문전 앞에 떨어트려 준 공을 침착하게 골문으로 연결해 천금같은 동점골을 기록했다.
세계 최고의 명문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이라는 명성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경기 뒤 가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에 만족하지 않지만, 승점 1점을 더 얻게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이 최고의 수훈 갑이라면 박지성에게 맞춤 헤딩 패스를 해준 조재진 선수와 경기종료 직전 앙리의 결정적인 슛을 잘 막아낸 수문장 이운재(33. 수원) 역시 최고의 수훈 선수다.
이운재는 4년 전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와 1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프랑스와의 2006 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프랑스전에서 수없이 많은 선방으로 숨은 공로자가 되었다.
그동안 이운재는 혼자 가슴앓이를 해왔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을 4강에 올리며 세계 최고의 골키퍼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섰던 이운재는 체중이 불면서 예전같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빼어난 판단력과 침착성 등 이운재의 장점은 여전했지만 불어난 체중으로 몸놀림이 둔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던 것.
이 때문에 이운재는 지난 5월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직전 경쟁자 김병지(서울)도 함께 이름을 올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부딛혔다. 결국 김병지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자 네티즌들은 아쉬움을 털어놓아 이운재의 자존심에는 금이 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 전 정기동 골키퍼 코치에게서 “주전 골키퍼는 이운재”라는 발언이 나와 ‘신중하지 않은 발언이 아니냐’는 비판이 축구팬 사이에 떠도는 등 이운재는 남모를 가슴앓이를 했다.
그러나 이운재는 이러한 잡음을 실력으로 날렸다. 이날 한국은 티에리 앙리, 지네딘 지단등 프랑스의 폭발적인 공격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내줘 수많은 골찬스를 맞았지만 이운재가 상대 파상공세를 일일이 막아냈다.
특히 이운재는 전반 31분 비에라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막아냈다. 지단이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올린 크로스를 비에라가 머리로 밀어넣었다. 거의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이운재가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대 공을 쳐냈다. 이것이 골로 연결됐다면 0-2가 돼 한국으로선 패배의 멍에를 써야 했던 상황이었다.
프랑스전을 맞는 이운재의 다짐은 남달랐다. 이운재는 프랑스전 직전 “손이 안되면 온몸을 던져서라도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투혼을 다짐했다.
결국 수많은 비판을 묵묵히 참아낸 이운재는 아드보카트호의 든든한 수문장으로 온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냈다.
[CBS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