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정서 못 읽고 실패의 길 간다”

공천비리ㆍ5ㆍ31패배…한나라는 지금

2006-06-15     정흥남 기자
“한나라당 제주도당의 구태의연한 행동에 분노 한다”
제주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양우철 강원철 김용하 고동수 고봉식 양대성의원이 1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처음으로 꺼낸 말이다.
한나라당제주도당이 도당 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심각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가뜩이나 도의원 공천비리 문제로 몸살을 앓아 온데다 이번에는 도당 사무처장까지 공천을 둘러싼 금품수수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선거패배 책임론과 이를 둘러싼 신.구세대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제주도당이 오는 23일 도당대회를 통해 도당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불거지는 한나라당의 분열상은 앞으로 상당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의원들은 언론보도를 인용, 한나라다 제주도당은 양정규 전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인 김동완 수석부위원장을 도당 위원장으로 밀고 있으며 변정일 도당 위원장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현경대 전 위원장은 김동완 수석부위원장 겸 당 공천심사위원장의 도당 위원장 선출시도에 반발, 별도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결국 최근 도의원 공천비리와 금품수수, 이에 따른 검찰수사 등 제주도당 현 집행부가 초래한 무능과 부패 때문에 도지사 후보가 낙선됐는데도 이를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결과라는 것이다.
이들 의원들은 특히 한라라당이 5.31지방선거에서 전체 지역구 29석 가운데 19석을 차지하면서 선전을 했지만 이는 전국에서 거둔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당선비율로 볼 때 최하위나 다름이 없는 것이라면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자가 결국 한나라당 후보의 발목을 잡았던 사례가 많다고 실토했다.
이들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도민정서를 잃지 못하고 다시 혼란과 실패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현 집행부에 맹공을 가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어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 등 급변하는 시대에 부응해 당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 있고 소신 있는 전향적인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한나라다 소속 도의원들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선거만큼은 어느 누구의 정치적 입김도 배제된 공정한 경선으로 제주도당의 변화와 혁신을 추구할 인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제주도당을 좌지우지해 온 3명의 전 국회의원과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사람은 백의종군 하라”면서 “(이들이) 더 이상 제주도당 운영에 관여하려 한다면 당의 몰락은 물론 도민들로부터 외면 받아 내년 대선은 물론 2008년 총선에서도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신인들이나 마찬가지인 이들의 목소리가 한나라당 제주도당 위원장 선거와 한나라당 제주도당 체제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