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는 잡았다. 이제는 프랑스다"

2006-06-14     제주타임스
'신화재현'의 염원을 짊어진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강 진출의 제물로 점찍어둔 토고와의 G조 첫 경기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한국은 13일 오후(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발트 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토고와의 경기에서 전반 30분 '토고의 비밀병기' 모하메드 카데르 쿠바자에 선제골을 내주며 분위기를 흐렸지만 후반 3분 이천수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후반 27분 안정환의 역전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조별리그 프랑스, 스위스 전의 부담을 덜며 16강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특히 이날 토고전 승리는 지난 1954년 한국이 첫 출전했던 스위스 월드컵 이래 52년만에 월드컵 본선 해외경기에서 올린 첫 승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도 더 했다.
이날 승리는 한국이 2002년 안방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은 것을 제외하고 1954년 본선 첫경기에서 헝가리에 0-9로 참패한 이후 본선 해외경기에서 무려 4무10패를 이어오다 거둔 천금같은 첫 승이었다.
이날 한국은 경기초반 첫 경기의 부담 때문인지 중원에서의 패스미스가 몇차례 이어지며 중원 주도권을 잡는데 실패, 호각세의 접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기다리던 첫 골은 토고 공격수 쿠바자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전반 30분 센터라인 오른쪽에서 연결된 한 차례의 스루패스를 페널티서클에서 받은 쿠바자가 수비수 김영철을 제치고 오른발 강슛을 날렸고, 이 슈팅은 한국의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토고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후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조재진, 이천수, 이을용 등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만회골 사냥에 실패하며 전반을 득점없이 마감했다.
토고에게 진다면 세계 최강 프랑스와 껄끄러운 스위스를 상대로 2승을 따내 16강에 진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 토고전에 사활을 건 아드보카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수 김진규를 공격수 안정환으로 교체하며 포메이션에 변화를 단행했고 첫 승을 향한 초석을 놓기 시작했다.
후반 7분 기다리던 때가 왔다.
토고 수비 장폴 야오비 아발로가 아크정면으로 파고들던 박지성에 과격한 반칙을 범했고 주심의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이때, 순식간에 승부의 추는 한국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수적 우세 속에서 이어진 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의 천금같은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9분 0-1로 뒤지던 상황에서 이발로의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지역 정면에서의 프리킥, 이천수가 그림같이 감아 올린 프리킥은 토고의 왼쪽 골망을 흔들며 한국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이후 동점골로 승리의 물꼬를 튼 한국의 상승세가 이어졌고, 후반 27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역전골이 터져 나왔다.
후반 27분 안정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된 박지성의 침투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한 차례 볼을 접은 뒤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토고의 골문의 다시 한번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한국의 2-1 승리로 마무리 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