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 2차 붕괴는 막아야"

2006-06-10     제주타임스
“한라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과장된 엄살이 아니다. 최근에 확인된 한라산 정상 백록담 부근의 산사태는 “한라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걱정을 사기에 충분한 한라산 사태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지난5월 18일을 전후해서 백록담 동쪽 능선과 남벽 사이 능선에서 산사태가 발생하여 이곳에 있던 무게 5~6톤에 달하는 대형 암석 1개와 3~4톤 규모의 암석 2개 등 대형암석과 토사 등이 백록담 분화구 쪽으로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폭 8m, 길이 30m에 이르는 경사면이 1m 깊이로 패어 내리면서 200평방 미터에 달하는 한라산 정상부가 속살을 드러내는 훼손을 당했다는 것이다.
조만간 문화재청이 피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세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인위적 복구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온 문화재청의 태도로 보아 한라산 정상부 붕괴 예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라산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 신청된 상태이고 자연현상으로 인한 붕괴에 인위적 복구는 또 다른 훼손이라는 논란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예상되는 붕괴 위험을 방치했다가 더 큰 붕괴로 이어지고  식생대 파괴 등이 우려되는 현실에서 자연현상 논리에만 매몰돼 손을 쓰지 않는다면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연파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장마철이 눈앞이고 태풍도 언제 내습할 지 모르는 계절이다.
원론적인 환경보호 논리에만 매달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라도 추가 붕괴 등을 막는 작업이 있어야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한라산 정상부 붕괴는 일반적인 자연현상으로 시각을 좁힐 것이 아니라 ‘자연재해’라는 비상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그대로 놔둬 한라산 백록담이 평지로 매워져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라면 영산 ‘한라’의 운명은 여간 처참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