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 뜻 되새기며 경건한 현충일 맞이하자
이제 뜨거웠던 선거 열기도 가시고 차분한 마음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6월을 맞이하였다.
엊그제 제농인의 한마당 축제 중 56년 전 젊은 학도 37명이 조국을 위해 산화하여 못 다 핀 청춘의 넋을 추념하는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 곳에서 당시 동기 동창생들이 그 날만은 바쁜 일손을 멈추고 멀리서도 마다하지 않고 가슴에 묻어 두었던 먼저 간 친구들의 넋을 기리고자 찾아오신 모습들을 보며 마냥 밝고 기쁘기만한 동창회 체육대회 날이 아니라 오늘의 평화와 풍요를 가능케 한 동기생들의 젊은 넋을, 남아 있는 동창생들이 추모하는 경건한 자리로서 백발의 대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젊은 후배들이 헌화와 분향하는 모습들을 보며 무언가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아마도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나라사랑의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 받았지 않았나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전쟁의 상흔이 사라지고 있는 게 사실이며, 특히 올 6월은 월드컵의 열기 속으로 현충일의 의미가 퇴색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는 다시 한번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고, 나라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되새기는 거룩한 현충일 날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오전 10시 전국에서 사이렌이 울린다. 독립투사들과 6.25전, 월남전 전몰장병 등 나라를 되찾고, 지키고, 나라답게 만드느라 숨져 간 모든 순국선열, 호국영령을 잊지 말자고 울리는 사이렌이다. 그 1분 동안 집에서든 거리에서든 우리 모두 묵념하고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 준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날이 되길 바란다.
고 옥 진 / 제주보훈지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