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도민 위해 도민이 키워야
2006-06-05 제주타임스
제주항공이 태어나게 된 동기가 어디에 있었던가. 대한-아시아나 양(兩) 항공사의 잦은 요금 인상에 대한 범(汎) 도민적 반발에서 나온 결과인 것이다.
그 동안 제주도민들은 물론, 행정기관-의회-경제단체들은 대한-아시아나 두 민항(民航)이 요금을 올릴 때마다 쫓아다니며 애걸복걸하다시피 항공료 인상을 삼가 달라고 요구했었다. 제주도민들은 항공기를 서민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처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아시아나는 너무도 매정하게 도민들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해 왔었다. 제주항공은 그래서 태동하기 시작했고, 혈세(血稅) 50억 원을 투자하는 데도 반대하는 도민이 없었다.
제주항공이 취항하게 되자 기존 양대 항공사는 당황했는지 종전처럼 요금을 올려 받기는커녕 이번에는 20~30%의 할인 작전으로 제주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물들어야 곰바리 잡는다”는 제주 속담이 있다. 진작에 요금 대폭 할인이 아니라 인상만 억제해 주었더라도 제주항공은 태어나지 않았을 터요, 기존 항공사들도 “물들어야 곰바리 잡는 격”인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간의 과정이 어떠하든, 저가 항공기가 취항하게 되자 도민들과 관광객들은 제주항공의 덕을 벌써부터 톡톡히 보고 있다. 대한-아시아나가 경쟁적으로 항공료를 대폭 할인해 주는 것도 제주항공 덕분이요, 좌석 사정이 그만큼 완화 된 것도 제주항공 덕분이다.
아마 얼마 없어 투자한 50억 원어치 이익을 보다가도 남을 줄 안다.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임이 확실하다.
제주항공은 오늘부터 1대의 항공기로 편도 기준 제주~김포간 1일 10회 운항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4대를 추가로 도입, 국내 주요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앞으로 이웃 국가의 국제선 취항도 계획하고 있다.
제주도민과 제주관광을 위해서도 제주항공이 크게 발전-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저가 항공시대가 확고히 자리 잡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세를 투입한 제주항공을 도민들이 자기 회사처럼 사랑하고 적극 지원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제주항공이 아니면 대한-아시아나는 대폭 할인은커녕 당장 요금을 올리겠다고 나설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