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표에 달렸다

2006-05-29     김광호 기자

혼전 양상의 도지사 선거

5.31 지방선거일이 마침내 이틀 앞으로 다가섰다. 특히 제주도지사 선거는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오를 만큼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도의원 및 교육의원  선거전도 열기를 더해 가고 있지만, 도지사 선거전은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 보고 있을 만큼, 말 그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진철훈 열린우리당 후보의 맹 추격 속에 현명관 한나라당  후보와 김태환 무소속 후보(기호 순)가 박빙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처럼 간다면 도지사 선거는 현명관 후보와  김태환 후보 중 누가  이기든 오차 범위내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는 다른  지역 선거와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다른 시.도지사 선거전은 대체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및 민주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가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지사 선거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를 띠고 있다. 물론 지난 주 최종 여론조사 이후의 지지도에 어떤  변화가 있었고, 남은 이틀 간 선거 판세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시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이 정당 위주인  다른 시.도 지역에 비해 정당과 후보의 인물 됨됨이를 모두 감안하거나, 또는 나름대로 분리해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제주지역 유권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정당이 인기가 있으면 있는 대로, 취약하면 취약한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각자 노력 여하에 따라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지역인 셈이다. 누구든  그 만큼 보완 관계,  또는 개인의 특성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이다.
다시 말해 개인의  정치력과 행정력, 그리고  경제 분야의  자질과 능력으로 얼마든지 지지폭을 넓힐 수 있고, 승리로 이어지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두 행정 달인과 한 경제 달인

먼저, 두 행정 달인의  면면부터 보자. 열린우리당  진철훈 후보와 무소속 김태환 후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행정가들이다.
진 후보는 기술고시에  합격한 뒤 서울시청에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도시행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성공적으로 건설했고,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역임했다.
무소속 김태환 후보는  40여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제주에서 했다. 제주도청과 제주시,  산.남북에 모두 근무한  마당발이다. 도지사, 시장.군수를 지낸 보기 드문 경력의 행정가이다.
한나라당 현명관 후보는  오랫동안 삼성그룹과 함께  한 기업가이다. 삼성물산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역임했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 몸담아 온 경제의 달인이다.
유권자들이라고 모를 리  없는 이들  후보의 주요  경력을 약술한 것은 모두 훌륭한 후보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론 후보별로 부족한 점, 흠이 없는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도지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본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고, 또 여기서  굳이 단점들을 비교하지 않은 이유 또한 그렇다. 하긴 누구든 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라도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적인 관점이고, 또 그 때의 문제일 뿐이다.  지금은 이들 후보 가운데 누구를 도지사로 선택할 것인가만  생각하면 된다.
그 동안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많이 줄었다. 처음 50%선 까지 이르렀던 부동층이 지난 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20%선 아래로 떨어졌다.  선거가 다가올 수록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 유권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관건은 부동표, 꼭 선택해야

사실, 바로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부동층이  이 처럼 많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아직까지 지지할  후보를 선택하지 못했다는 것은, 모두  지지하고 싶은 후보여서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있거나, 아니면 지지할 마땅한 후보가 없어서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도지사 선거는  이들 부동층의 향방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부동표의 흐름이 당선자  결정에 큰  작용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부동층이 투표를 포기한다면 투표율은 그 만큼 낮아질  것이고, 유권자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선거 결과로  나타나 당선자에게도 일정 부분 부담이 될 것이다.
그래도 투표할 후보가 없다면, 선택의  범위를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압축시키면 될 것이다.  행정가 출신을 택할  것인지, 기업가 출신을 택할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오늘날의 지방자치는 능숙한 행정가, 경제를 잘 아는 기업가 출신 모두를 요구한다. 보다 나은 지방행정의 발전을 위해선 탁월한 행정가가 필요하고, 보다 나은 지역경제의 발전을 위해선 탁월한 경제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둘을 다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지역이 더 발전할 것인가는 부동층이 스스로  판단할 일이다. 나의 부동표가 제주발전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후보를 고르면 된다. 빠짐없이 투표해 한 사람을 선택하자.

김  광   호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