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관광지로서의 차별화

2006-05-25     제주타임스

제주도는 연간 500만 명의 내외국인이 방문하는 관광지로서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관광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관광지로서 일정한 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그 이유는 제주도가  다른 외국의 유명 관광지와 비교할 때 뚜렷한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유수한 관광지는 자연과 전설 등을 잘 활용함으로써 그 나름대로 차별성 있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를테면 제주도의 1/3 정도의 면적에 인구 17만 명이 사는 미크로네시아지역에 있는 섬인 괌은 관광자원이라곤 원주민인 차모로 남녀의 슬픈 사랑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사랑의 절벽’, 스페인 총독이 거주하였던 궁전으로 아가나시의 중심지에 있는 ‘스페인 광장’, 아가나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정부청사’, ‘라테석’이라고 알려진 돌기둥으로 만든 괌 원주민의 가옥을 볼 수 있는 ‘라테스톤 공원’, 그리고 17세기 차모로족의 통일을 이룩한 추장 ‘카푸하’의 동상이 있는 ‘파세오 공원’ 등이 전부로 한나절이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는 빈약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100만 명 정도의 일본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괌의 국제적 관광지로서의 성공은 빈약한 관광자원에도 불구하고 호텔을 관광대상으로 만들고 자연자원과 쇼핑센터, 전설을 잘 활용하는 그들만의 지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괌 사람들은 호텔을 건설하면서 워터파크, 해양센터, 쇼장을 부대시설로 하고 클럽메이트를 고용하여 호텔 내에서 40여 가지의 다양한 해양관련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광객이 호텔에서 며칠을 지내는 것이 무료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정글투어, 선상 크루즈, 해양스포츠 등의 관광상품을 선택상품으로 적극 개발하여 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체험관광의 재미를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고 시내에 대규모의 면세점을 만들어서 쇼핑의 재미를 관광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괌은 차모로 남녀의 자살을 스토리화 한 사랑의 절벽을 잘 이용함으로써 연간 7만쌍 이상의 일본인들이 결혼식을 하기 위하여 이 섬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제주도는 무수한 관광자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자원들로 하여금 차별성을 갖도록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함으로써 자원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특히 최근의 관광의 경향이 자연을 감상하는 관광보다는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우리는 이에 무감각한 것 같다.
괌관광에서 벤치마킹할 것이 있다면, 제주도는 4면의 바다를 활용하는 해양스포츠 관광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한라산의 우거진 나무숲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밀림탐방 코스로 개발하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제주시내와 서귀포시내에 대규모의 관광객 전용 쇼핑센터를 개설하여 관광객들로 하여금 즐겨 찾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제주도의 삼성신화, 산방산의 전설, 절부암의 전설을 잘 각색하여 세계인이 제주도에서 꼭 결혼식을 하여야 되겠다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괌의 예를 볼 때 제주도가 관광상품에서 차별성을 가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제주도가 갖고 있는 바다, 한라산의 숲,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재래상가, 그리고 삼성신화를 필두로 하는 다양한 신화들을 잘 엮어내는 작업만 한다면 제주도는 무미건조한 관광지에서 차별성을 갖는 관광지로의 변신이 가능하다고 본다.
제주도가 갖고 있는 다양한 자원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을 때 제주도는 관광지로서 그 차별성을 갖게 될 것이다.

고   승   익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