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00톤급 선박 수리능력 ‘0’

부산이나 목포 등지로 나가야…시간ㆍ경제적 낭비

2006-05-23     김용덕 기자
제주와 일본간 해상 직항로 개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500t급 이상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은 제주에 단 한 곳도 없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제주에는 건입동 소재 제주조선소와 남군 성산읍 오조리 소재 성산조선소 등 16곳의 조선소가 있다.
그러나 이들 조선소의 경우 500t급 선박 수리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로 520t급의 제주도 소속 해양순시선인 삼다호의 경우 제주에서 수리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부산 등지로 가서 수리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성산조선소에 삼다호 수리 및 검사를 의뢰, 도크규모로는 가능했지만 실제 수리할 수 있는 레인 등 여건이 맞지 않아 결국 부산에 가서 수리했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 조선소는 대부분 연안어선 선박인 10t에서 100t급 이하 어선을 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해양청 관계자는 “대부분 시설이 영세한데다 수요마저 적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 영세 조선소들이 서로 경영권을 합쳐 큰 배를 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시설로 확장하고 싶어도 사실상 수요가 없어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오는 2019년까지 3단계 사업으로 총 3592억원이 투입되는 제주외항개발사업이 현재 1단계 공정 75%를 보이고 있다. 제주외항 개발이 완공되면 8만t급 1척과 2만t급 선박 2척을 접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만큼 제주도 항만위상이 크게 제고된다.
여기에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특별자치도의 위상에 걸맞게 제주지역 특성을 고려한 도내 어선어업인과 화물선박을 위한 조선능력 향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달말 개인사업자가 제주와 일본 직항로를 개설, 제주산 농축수산물 수출 물꼬를 틀 예정이다.
이 사업자는 “선박 검사와 점검 등을 위해 수리는 필수지만 제주에서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부산과 목포 등지로 간다면 시간과 경제적으로 낭비가 아니겠느냐”면서 “제주지역 특성상 정부와 특별자치도 차원에서 조선소 건립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