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특별대책 없을 땐 집단소멸”

2006-05-18     정흥남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나무로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한국 전나무’로 알려지고 있는 한라산 구상나무가 최악의 경우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정광수)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등재 예정지인 한라산의 생태계 주요 식물로 우리나라 특산수종인 구상나무가 서식하는 산라산 집단의 서식지에 대한 조사결과 구상나무간 근친교배가 만성화되면서 유전자 약화 현상이 발생,유전자 소멸위험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17일 밝혔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 유자자원과가 한라산 일대에 분포된 구상나무를 대상으로 유전자 위험정도를 나타내는 유전자 고정지수를 조사한 결과 전체 구상나무에서 유전자 소실위험 수준인 0.269로 나타났다.
특히 한라산 1500m, 1700m 및 1900m 등 이른바 한라산 서사면(어울목 방면)의 구상나무 군락지에서는 유전자 고정지수가 0.272로 높게 나타나 근친교배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전자 고정지수는 자연상태의 경우‘0’이 정상수치이고 0.2를 넘어설 경우 위험수준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한라산 구상나무에 대한 특별한 보존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겨우 한라산 구상나무 집단이 소멸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구상나무의 선조종(先祖種)으로 오대산과 설악산에 분포돼 있는 분비나무의 유전자 고정지수는 0.095로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돼 대조를 이뤘다.
이와 관련, 국립산림과학원 유자자원과 홍용표 임업연구관은 “우선 한라산 구상나무들간 자유로윤 교배여건 조성 등 구상나무 보전사업들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17~18일 한라산 현장에서 구상나무 보존 종합대책 세미나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