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김 시장의 행보
2006-05-12 한경훈 기자
김영훈 제주시장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말들이 많다.
김 시장은 지난 9일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오는 5ㆍ31 도지사 선거에 관여하기 위한 포석이다. 사실 김 시장은 ‘시ㆍ군 폐지로 인한 제주시 공무원의 불이익 방지’를 이유로 이번 도지사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 역할을 할 것임을 수차례 공언했다.
김 시장은 이를 위해 금주 중 지지후보를 공표하고 시장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연대 대상은 시.군 폐지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워 온 김태환 후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소속 정당 후보를 밀 생각이었다면 탈당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관측대로라면 ‘정치에는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 는 속설을 증명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결합은 어쩐지 찜찜하다. 시ㆍ군 폐지에 따른 갈등의 지속을 바라서가 아니다.
제주도행정체제법이 합헌으로 결정된 만큼 특별자치도 성공적 추진을 위한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25년간 몸담았던 정당의 당적을 버리면서까지 선거를 돕는 형태로 나타나서는 곤란하다.
그러면 김 시장이 시ㆍ군 폐지를 반대한 것도 결국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말 밖에 안 된다.
김 시장은 시ㆍ군폐지 반대과정에서 “조국을 팔아먹은 이완용 같은 사람이 안 되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제주시를 위한 충정이 묻어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제주시를 배경으로 해 정치적 과욕(過慾)ㆍ노욕(老慾)으로 치닫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한 경 훈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