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ㆍ군수 ‘탈당 도미노’

“시ㆍ군정 전념 위해” 명분-‘정치 철새’비난도

2006-05-11     정흥남 기자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현직 시장.군수 등이 잇따라 소속정당을 이탈하고 있다.
이들 시장 군수들은 탈당이유로 주민들을 위해 당적을 버리고 시.군정에만 전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장군수들은 5.31지방선거전에 특정 후보들을 위해 직간접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따라 당장 이들 단체장의 소속정당은 “자신을 키워준 정당을 배신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제주도내 4개 시.군 가운데 당적을 유지하고 있던 강기권 남제주군수가 지난 9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데 이어 10일에는 한나라당 소속 김영훈 시장이 탈당했다.
강기권 군수는‘군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지난 4월 27일 헌법재판소가 제주도 행정구조개편 관련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림에 따라 열린우리당을 탈당 오는 6월 30일 마감하는 군정업무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강 군수는 “열린우리당 소속 군수지만 취임 당시부터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행정가라는 한결같은 소신으로 군정을 수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시장도 10일 ‘시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자치권을 가진 시.군이 폐지됨에 따라 소속정당을 갖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평소 소신은 지역주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은 당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어 “앞으로 제주시의 발전과 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해 온 열정을 다바쳐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역설했다.
정치권은 강 군수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특정 도지사 예비후보와의 연대설 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따라서 강 군수의 탈당은 이미 예견된 일로, 5.31지방선거에서 어떠한 방법으로든 특정후보와 연관성을 맺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시장 역시 특정 도지사 예비후보와 런닝메이트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영두 전 서귀포시기획관리실장과 함께 특정후보의 행정시장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시장.군수의 탈당에 대해 상당수 주민들은 이들이 내세우는 것처럼 시.군정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입장과 달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다.
과거 소속 정당에서 해당 정당의 지원과 보호를 통해 단체장에 당선된 뒤 ‘정치환경’이 바뀌자 소속정당을 버리는 이중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 제주도당은 김 시장의 탈당과 관련, “지구당 조직부장을 시작으로 제주도의원 4번과 2년전 제주시장 당선 등 수십년동안 당으로부터 각종 혜택과 지원으로 성장한 뒤 탈당,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다”며 “더욱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본인이 그토록 비난했던 정치철새 도래지에 간다는 것은 다시한번 도민들에게 실망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