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호호 코미디야 코미디야"

2006-05-09     제주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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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법무부장관 재직 때인 2003년 11월 국회법사위에 참석하여 여겲?의원들의 티격태격 하는 설전을 지켜보다 “호호호 코미디야 코미디”라고 정치권을 꼬집었었다.
이는 지금도 혐오스런 정치권을 말할 때마다 등장하는 유행어로 자리잡고 있다.
말로만 듣던 이 같은 ‘정치 코미디’가 최근 제주도에서도 전개됐다.
열린우리당의 ‘5.31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공천과정이 바로 그 혐오스런 정치코미디나 다름없다.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지구당원들의 합의에 의해 추천된 진철훈 자당 도지사 예비후보를 마다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수구 꼴통 반개혁 부패 정당”이라고 깔보던 상대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는 현직 김태환지사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가 자당 예비후보의 단식 등 지구당원들의 격렬한 반발과 여론이 악화되자 하루만에 부적격자로 몰아 입당을 거부했다.
이는 집권여당의 정치수준이 얼마나 유치하고 코믹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오매불망 모셔오려던 사람을 영입기자 회견의 침도 마르기 전에 부적격자로 낙인찍어 내쳤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해도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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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신상에 문제가 있다”며 부적격자로 입당을 거부했다면 그동안 당의 검증시스템에 이상이 있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다.
물론 원인을 제공한 김태환지사의 당당하지 못한 정치적 행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정치적 소신도, 철학도 없는 정치철새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열린우리당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냐는 도민적 의구심이 더 크게 부풀어오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에 대한 열린우리당과 김지사쪽의 납득할 만한 설명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김지사 영입부적격 판정의 이유로 “신상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했다면 ‘그 문제의 진상’을 진솔하게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당후보 지지율 제고’를 위해 정치 공작적 차원에서 김지사를 이용하고 엿먹이려 했다는 항간의 의혹만 덧씌울 뿐이다.
그리고 ‘김지사 신상의 문제’가 명확하게 밝혀져야 ‘5.31 도지사 선거’에서 유권자인 도민들의 후보선택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국면을 호도하기 위해 실체 없는 신상문제를 거론했다면 이는 권력의 힘으로 약점을 잡아 사람을 갖고 놀다가 ‘인격살인’을 저지르는 파렴치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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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또 있다. 그 동안 김지사의 여당 입당 또는 영입설이 나올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정치적 압력설’이다. 이의 진상도 밝혀져야 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는 김지사가 왜 여론악화 등 세불리(勢不利)를 감수하며 야당에서 무소속을 거쳐 여당행을 생각했었겠는가.
가만히 있어도 당선가능성이 높다면 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고 불안한 길을 택하려고 했을까.
이 같은 의문의 뒤에 ‘정치적 압력설’의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열린우리당이 말하는 ‘김지사 신상문제’도 이 같은 정치적 압력설의 진원은 아닌가.
지금 도민사회에서는 김지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일고 있기도 하지만 “오죽해야 그랬겠는갚라는 동정의 목소리와 함께 열린우리당의 정략적 술수와 부도덕에 대한 성토도 혼재 돼 시끄럽기만 하다.
아무튼 이번 코미디 같은 열린우리당 제주지사 후보 공천 행태는 제주도민 의식을 업신여기고 우롱하는 열린우리당의 오만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이 같은 ‘정치코미디’행태에 대한 도민적 선택을 엄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