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후보 확정 왜 뜸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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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초대 도지사를 뽑는 ‘5.31 선거’가 27일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나 곳곳에 잠복해 있는 변수 때문에 후보자 면면이 안개에 가려진 듯 흐릿하다.
그래서 도민 여론은 엎치락뒤치락 혼선을 빚고 있고 혼란에 빠져있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모호하고 엉거주춤하는 행보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제주도당은 자체기준과 경쟁자들의 합의를 통해 일찌감치 진철훈씨를 제주도지사 후보로 결정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 중앙당은 진씨를 당 공식후보로 확정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아무런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다.
오죽해야 최근에는 “당의 공식 후보로 확정됐다”고 발표까지 했다가 “기다” “아니다”당내에서까지 혼선을 빚었겠는가.
이 같은 여당의 제주도지사 후보 결정 지연의 이면에 ‘김태환 변수’가 잠복돼 있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열린우리당이 각종 매체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김태환 지사를 영입하기 위해 후보 결정에 뜸들이고 있다는 시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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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김태환 지사의 열린우리당 영입설은 진철훈 예비후보 등록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김 지사가 거듭해 “무소속 출마”를 언급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김 지사는 지난 28일에도 무소속 출마를 확인하고 열린우리당 입당설을 공식 부인했다.
그렇다면 지구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것이나 다름없는 진철훈 후보를 당 공식 후보로 확정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순리고 민주적 절차다.
그런데도 열린우리당 중앙당은 아직까지도 당 후보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또다시 잠복했던 “김태환 지사 영입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상 ‘5.31 도지사 선거전’의 예측할 수 없는 변수다.
만에 하나 김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이 사실로 확인 될 경우 이는 열린우리당은 물론 김 지사나 진철훈 예비후보까지도 심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가장이 큰 잔치를 앞둬 열심히 준비하는 본처를 어느 날 갑자기 몰아내고 이웃집 과부를 꼬득여 후처로 맞아 잔치를 치르려 한다면 누가 이를 정상으로 볼 것인가.
김 지사 영입 후보설도 마찬가지다.
이는 윤리적으로도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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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않아도 김태환 지사의 열린우리당 입당설과 관련 갖가지 억출이 제기되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공언했고 공식적으로 여당 입당을 부인했던 김 지사가 입당한다면 정치적 압력설이 제기될 것이 뻔하다.
김 지사는 여당입당이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정치적 소신과 신뢰에 상처를 입을 것이 뻔하고 비판적 여론이 형성돼 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런데도 여당에 입당을 할 수밖에 없다면 김 지사가 버틸 수 없을 만큼 무슨 꼬투리를 잡아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최근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도청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것도(그럴리가 없지만)이같은 열린우리당의 영입압력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억측과 의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우리는 믿고싶다. 그러나 만에 하나 광역단체장 한 석을 노려 이처럼 무리하고 부적절한 정치적 술수를 동원한다면 이는 집권여당의 정상적인 정당운영이 아니다.
김태환 지사가 열린우리당 후보가 된다면 이는 지금까지 열성을 다하고 있는 진철훈 예비후보를 정치적으로 죽이고 인격적으로 짓밟는 폐륜에 다름 아니다. 항간의 소문처럼 그에게 당근을 줘 반발을 무마한다해도 그렇다.
열린우리당은 정도를 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도지사 후보부터 빨리 확정해 혼란을 잠재워야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