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의 합동토론, 묘수(妙手)와 악수(惡手)

2006-05-03     제주타임스

다가오는 5월31일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일이다. 이젠 선거도 매스미디어(mass media)시대이다.
합동으로 선거후보자TV토론회를 하여 유권자들의 선택을 도와주고 있다.
합동토론회의 전체적인 느낌을 느낀 그대로 말하고 싶다. (물론 극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마는....)  나는 합동토론회를 하는 단체장후보나 모든 지방의원후보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과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권하고 싶은 말은 모든 후보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총론은 아주 이상적이고 모든 후보들이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각론은 아주 간단히 결론을 맺는다. 물론 주어진 시간에 세부적으로 말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만의 색깔로 정정당당하게 공평한 방법으로 핵심적인 결론을 낸다면 신뢰성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는 모든 유권자들이 진정한 일꾼 선출에 목말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후보가 질문시간을 주면 상대후보의 잘못된 내용만을 다그친다. 이에 대해 후보자들에  묻고 싶다. 선거에 있어서 묘수(妙手)란 것이 있는 것인가?
선거엔 악수(惡手)를 하지 않는 것이 묘수(妙手)이다.
요즘 중앙 정치판에서는 공천비리 등 악수로 구속되고 정치생명이 끝나는 사람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선거에 있어서 묘수(妙手)는 상대방을 헐뜯는 악수(惡手)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게 선거에서 이기는 묘수다. 이런 말을 하다보니 이창호 바둑 9단이 한 말이 떠오른다. “내가 이기는 이유는 묘수가 아니라 악수를 두지 않는데 있다.” 그렇다. 분명 선거 역시 묘수가 아니라 우선 악수를 두지 않아야 한다.
묘수에 의해 당선되는 사례도 있을 수 있겠지만 서로 비방하다가 낙선되고, 또 당선되어도 도중하차 한 정치인들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 왔지 않은가? 2004년도 미국 민주당 경선후보 중에 선두였던 하드워드 딘도 악수선거전략(negative advertisement) 실패했다고 솔직히 고백한 것을 기억한다.
왜 악수(상대후보를 비방)를 하게 되는가?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매우 유능하며, 뛰어난 기획력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악수를 두는 것인가? 후보자들이 유능하고 훌륭한 사람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당선이 될까 하는 불안심리를 가졌다는 공통점도 있을 것이다.
러다보니 불안한 마음에 집중력과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상대 후보를 비방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나의 생각으로는 아무튼 선거에는 묘수가 없다. 왜냐하면 선거란 종합 예술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이다.
선거에 당선되면 측근이외의 자는 얼굴을 보기가 어렵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상의 한번 할 수 없었던 것이 우리 사회의 과거 정치풍속이다.
이에 대해 많은 지역 주민들은 이번에야 말로 진짜 지역의 아픈 부분을 치유해 줄 수 있고 불우한 이웃에게 입었던 옷이라도 벗어 줄 수 있는 후보자, 또한 인간성이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경제 지수가 좋아지고 있다지만 중산층의 삶은 위기라고 한다. 실직한 젊은 가장들이 생활고와 빛 때문에 철모르는 어린자식들과 같이 동반 자살을 하는 요즘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도 올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우선 정책은 일자리 창출이다.
예를 들면  모 지방자치단체의 파격적인 지원을 통해 대만으로 갈 뻔 했던 LG필립스를 유치해서 4만 2천 여 개 일자리를 창출한 것(조선일보 4월28일자기사)같은 구체적인 정책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묘수는 이런 구체적인 정책이다. 그리고 악수를 피해야 한다.
한번의 악수는 상대에게 묘수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후보를 비방하는 각론 없는 정책들은 어려움의 악순환 만 줄 뿐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