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民航, 미안과 반성의 표시인가
2006-05-01 제주타임스
대한항공은 4월에 이어 5월에도 제주-부산 등 13개 국내선에 5~25%까지 인터넷 특별 할인제를 실시하는 모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5월 1일부터 한달 간 역시 국내선 인터넷 항공권 구입 고객에게 5~30%의 할인 혜택을 준다.
이는 결국 표현만 ‘할인’이지 사실상 일정 기간 요금 ‘인하’와 다를 바 없다.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국제유가는 몇 차례나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종전 같았으면 항공료 할인은 둘째치고 기름값 폭등을 이유로 벌써 항공료를 인상했거나 검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4~5월은 관광 성수기가 아닌가. 특히 제주노선의 경우는 항공표가 없어서 못 팔 계절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료를 올리기는커녕 대폭 할인 혜택까지 준다니 살고 볼 노릇이다. 과거 요금을 올릴 때마다, 항공편이 중요한 연륙 교통수단인 제주도민과 행정기관, 그리고 지방의원들은 정부-항공사 등을 찾아다니며 구걸하다시피 가격 인상을 자제해 주도록 요구했으나 거절하던 그들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미안해선지, 반성해선지, 항공료 인상 얘기는 싹 자취를 감추고 도리어 할인을 해 주고 있다. 아마 제주항공이 6월부터 본격 저가(低價) 취항에 들어가게 되고 한성항공이 이미 저가 운행을 시작하자 그 전의 사고 방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제주도민들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었다면 제주항공은 태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제주도민들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났으면 지역항공사 설립 얘기가 나오고, 그 어려운 도민 혈세 50억 원씩이나 쏟아 부었겠는가. 제주항공 취항이 현실화하고 나서야 할인해 본들 이미 때는 늦었다. 어쨌거나 제주도민들은 대한-아시아나 양 항공사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제주항공의 덕을 벌써 보고 있는 셈이다.